美 “인도, 러시아판 사드 구입땐 제재”… ‘인·태 전략’ 삐걱대나

美 “인도, 러시아판 사드 구입땐 제재”… ‘인·태 전략’ 삐걱대나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08-30 17:42
수정 2018-08-31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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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러 ‘S400’ 방공미사일 도입 승인…내각 안보회의 등 최종 결정만 남아

5년간 전체 무기 수입의 62% 러에 의존
美와 갈등 빚는 이란산 원유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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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S400 지대공미사일.
러시아 S400 지대공미사일.
인도 정부가 러시아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방공미사일 구입을 고수하자 미국 국방부가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과 인도가 ‘공동의 적’인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는 손을 잡았지만 S400 도입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강연에서 “인도가 무슨 일을 하든 미국이 제재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우리는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새 군사 장비를 구입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는 미 의회가 러시아제 장비 도입과 관련해 제재를 면제해 줄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부여했지만 여차하면 미국이 인도를 제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 무기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인도 국방부는 지난 6월 3900억 루피(약 6조 1100억원) 규모의 러시아제 S400 도입을 승인했고, 현재 내각 안보회의 등의 최종 결정만 남겨 두고 있다. S400은 고도 185㎞ 이내에서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공 시스템이다. 중국이 이미 도입했고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터키도 도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미국 입장에서 인도 방공망에 ‘숙적’ 러시아의 군사 인력과 기술이 들어가는 상황은 대러 제재 국면의 약화와 더불어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를 방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와의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하기 위해 나렌드라 모디 정부를 지속적으로 회유해 왔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인도에 전략적 무역허가(STA) 1단계 지위를 부여하고 첨단기술제품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회유 전략과 맥이 닿아 있는 조치다. 이는 인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한국, 일본, 호주 등과 동일하게 미국 첨단 무기를 수입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한 걸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비동맹노선을 표방해 온 인도는 1960년대부터 러시아와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인 인도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무기 수입의 62%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미국 무기의 비중은 15%에 불과해 기존 러시아제 무기 체제와의 상호 운용성을 고려하면 미국의 S400 도입 취소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미국이 오는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조치를 재개하는 것도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도는 전체 석유 수요량의 10.4%를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고,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 항구에 5억 달러(약 5545억원)를 투자할 정도로 밀착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소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기존의 절반 규모로 감축하는 수준에서 미국과의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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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8-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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