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유전결함·선천장애 태아 낙태금지는 위헌”

미 법원 “유전결함·선천장애 태아 낙태금지는 위헌”

입력 2017-09-26 12:59
수정 2017-09-2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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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주 ‘초강력 낙태금지’法에 제동…주 검찰, 항소 계획

미국 연방법원이 유전적 결함을 지닌 태아의 낙태까지 금지한 인디애나 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간) 인디애나 지역언론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 인디애나 남부지원 타냐 월튼 프랫 판사는 이날, 인디애나 주가 지난해 입법화한 ‘태아 생명 존중법’의 일부 조항이 연방 헌법에 위배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폐기 명령을 내렸다.

프랫 판사는 인디애나 주가 유전적 이상·선천적 장애가 확인된 태아에 대해서도 인공유산을 금지한 데 대해 “연방 대법원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법원이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생존 가능한 시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여성이 인공유산을 선택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태아가 자연 유산된 경우 반드시 매장 또는 화장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인디애나 주법상 낙태아를 사람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찾을 수 없었다”며 “따라서 인공유산된 태아를 죽은 사람과 똑같이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인디애나 주 검찰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 의사를 분명히 했다.

커티스 힐 검찰총장은 “이번 판결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유전자 차별’의 길을 열어준 것이며, 유산된 태아 처리 관련 법 조항은 어느 모로도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디애나 주는 작년 5월, 성별·인종·혈통을 이유로 한 낙태는 물론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유전자 이상, 선천적 장애가 확인된 태아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하고 자연적으로 유산된 태아는 다른 의료 폐기물들과 분리해 매장 또는 화장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낙태 시술 의사는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으며, 주 정부 의사면허 관리부처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낙태 시술을 받은 여성은 처벌받지 않는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노인과 약자, 장애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 등 가장 취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한 사회를 판단하는 기준이라 생각한다”며 “인간 생명의 가치를 확인하고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생명 보호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은 작년 7월 1일자로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가족계획협회(PPFA) 인디애나·켄터키 지부와 미국 시민자유연합(ACLU) 인디애나 지부가 발효에 앞서 반대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프랫 판사는 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임시 발효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으며, 심의를 거쳐 폐기 결정을 내렸다.

PPFA 측은 “인디애나 주의 낙태 규제에 의학적 근거는 없으며 단지 정치인이 의사와 환자 사이에 끼어들려는 것뿐”이라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오하이오 주 의회가 태아 기형아 검사에서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은 태아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다운증후군을 이유로 낙태 시술을 해준 의사는 면허가 취소되며 중범죄 혐의로 처벌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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