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염과 분노’ 발언에 백악관도 화들짝…진화 나서

트럼프 ‘화염과 분노’ 발언에 백악관도 화들짝…진화 나서

입력 2017-08-10 10:14
수정 2017-08-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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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모와 협의했으나 발언 자체는 트럼프 작품…美정부 ‘톤다운’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백악관 참모들도 화들짝 놀라 진화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을 겨냥한 군사행동을 경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뒷수습을 하느라 바쁜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들을 비롯한 백악관 보좌진들조차 전날 ‘화염과 분노’ 발언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미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외교정책과 군사 분야의 참모들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한 고문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백악관 내 다른 관리들도 사전에 그 발언을 할지 알지 못했다”며 이번 경고가 계산된 발언이 아닌 즉흥적 언급이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발언 당시 트럼프 대통령 앞에 놓여있던 한 장짜리 문서가 북한이 아니라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남용 문제에 관한 보고서로 확인됐다며, 이를 근거로 그의 발언을 “완전히 즉흥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논란의 발언 자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창작한 것이지만 북한의 위협을 어떤 수위로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미리 주요 참모진과 충분히 상의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고문들을 만나 대북 메시지의 표현 수위를 올리기 위한 전략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더욱 공격적이고 명시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백악관 참모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에게 북한과 관련, 더 공격적인 톤의 발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켈리 비서실장과 다른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들도 대통령 성명이 나오기 전에 어떤 톤이 될지 잘 알고 있었다”며 “단어들은 대통령 자신이 고른 것이지만 메시지의 톤과 강도는 사전에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미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를 벗어난 강렬한 표현으로 국제적으로 충돌 우려가 증폭되자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인사들이 앞다퉈 톤다운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날 귀국 도중 북한의 ‘타깃’이 된 괌에 들러 기자들과 만나 “임박한 위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밤에 편하게 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된 표현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이해하는 언어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그가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WP에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TV를 보고 ‘핵위기가 고조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화염과 분노’가 꼭 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마치 불안정한 미친사람으로 여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 행정부의 한 관료는 “우리가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조건에서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된다면 그들이 우리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조건부 대화의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고 W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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