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선 투표 이색 사연…만삭 여성 현장서 출산 후 투표

케냐 대선 투표 이색 사연…만삭 여성 현장서 출산 후 투표

입력 2017-08-09 09:53
수정 2017-08-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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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호흡기 의지한 채 투표하기도…대통령 부인 4시간 줄 서서 투표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8일(현지시간) 대선·총선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한 임신부가 투표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출산하는 등 투표 현장으로부터 많은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다.

케냐 지방도시 웨스트 포코트 지역에서는 이날 폴리나 체마낭이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만삭의 몸으로 인근 투표소를 찾았으나 갑자기 산통을 느꼈다.

체마낭은 현지 라디오 방송인 캐피털 FM에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괜찮았는데 투표소에 도착하자마자 진통이 시작됐어요. 어제부터 복부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말이죠”라고 밝혔다.

체마낭은 진통이 시작되고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투표소에서 여아를 분만했다.

출산 후 체마낭은 인근 보건소를 들르고서 투표소를 다시 찾아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마낭은 “아기도 낳고 투표도 할 수 있어 행복하답니다”라며 “투표소에서 출산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께 감사하네요”라고 미소 지었다.

산모는 아이의 이름을 현지 스와힐리어로 선거를 뜻하는 ‘쳅쿠라(Chepkura)’라고 지었다.

또, 서부 키수무 지역에서는 패트릭 아틴다(64)라는 남성이 이른 아침 투표를 마치고서 갑자기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사망했다.

고인의 아들인 실바너서 아틴다는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에 “선친은 새벽 5시에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투표소로 향했다”라며 “투표를 마치고 나무 그늘에서 쉬다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 또 다른 지방도시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임신부가 산통을 느꼈으나 투표 후 찾은 병원에서 유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며, 또 다른 지방에서는 한 남성 유권자가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투표소를 찾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편, 수도 나이로비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우후루 케냐타 영부인 마거릿 케냐타 여사가 다른 유권자들과 함께 4시간을 줄 서서 기다린 끝에 오전 10시에 투표를 마쳤다.

케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4만 1천여 개 투표소에서 대통령과 주지사, 의회의원 등을 선출하는 대선과 총선 투표를 시행했다.

특히 이날 대선에는 케냐타 현 대통령과 네 번째 대선에 출마한 라일라 오딩가 야당연합 대표가 접전을 펼친 가운데 개표부정 시비에 따른 폭력사태도 우려된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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