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팀 정책은 복고풍…1980년대 무역전쟁 동경하나”

“트럼프 무역팀 정책은 복고풍…1980년대 무역전쟁 동경하나”

입력 2017-03-08 13:54
수정 2017-03-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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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식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정책팀이 1980년대에 벌어진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되풀이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무역정책팀의 최근 발언들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무역전쟁으로 회귀하려는 듯한 뉘앙스가 짙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복고적 시각에서 보고 있다고 공격한 바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레이건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일 당시를 방불케 하는 발언을 거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처럼 자동차와 철강, 제조업을 자주 거론하지만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21세기형 첨단 기업들을 입에 담은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무역정책팀도 중국을 부분적으로는 1980년대 당시의 탐욕스런 일본, 호전적인 구소련과 부분적으로 닮은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은 6일 공식 석상에서 행한 발언을 통해 중국의 해외 투자 급증을 개탄하면서 “우리 모두가 외국인 소유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심지어는 “패권을 노리며 신속히 무장하는 경쟁자가 우리 기업, 우리 기술, 우리 농지, 우리의 식량 공급망을 사들이고 결국은 우리의 방위산업 기반의 상당 부분도 통제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중국의 해외 투자는 “매입을 통한 정복”이이며 “총성은 없지만 현금 등록기 소리가 들리는 폭넓은 냉전, 폭넓은 열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바로 위원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수입은 줄이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1970년대 이후 계속된 무역적자 행진을 축소하고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980년대에 무역분규가 격화되자 미국이 동원했던 수단의 일부를 되살리는 데도 관심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는 당시 일본과의 무역협상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무역정책 보고서에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보고서는 불공정 무역과 싸우려는 대통령은 WTO 체제에서 지루한 법적 다툼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징벌 관세를 매길 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는 내용이었다.

한 국제통상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일본이 실로 호황을 구가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을 되돌아본다면 그때와 같은 피해망상의 기운이 감돈다”고 논평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은 모든 국가가 자동차와 쌀, 설탕, 반도체에 이르는 온갖 수출입 품목을 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던 시기였다.

이 관계자는 싸움의 결과는 WTO의 출범이라고 말하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질서를 잡을 뭔가가 필요하며 일방적인 조치와 맞대응만으로는 끝이 없는 사태 악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는 트럼프의 무역정책팀이 팝그룹 듀란듀란의 팬들이 잘 나가던 1980년대를 그리워하거나 레이건 추종자들이 영광스런 과거의 재현을 꿈꾸듯 역사를 좋은 쪽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무역정책팀은 21세기의 현실과 복잡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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