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기자회견서 ‘고성전쟁’…CNN기자에 “조용히 하라”

트럼프, 첫 기자회견서 ‘고성전쟁’…CNN기자에 “조용히 하라”

입력 2017-01-12 10:21
수정 2017-01-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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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허세의 장”·“서커스 같은 분위기” 평가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처음으로 한 기자회견은 전투 현장을 방불케 했다.

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AP=연합뉴스]
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언론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가짜 뉴스’를 내보낸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언론사 기자에겐 조용히 하라며 질문을 원천봉쇄하기까지 했다.

250명의 기자들 역시 대통령 취임 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기자회견을 트럼프 당선인의 불만을 듣는 자리로만 넘기지 않았다. 이들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납세 자료 공개 등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뼈아픈 질문으로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승리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58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선공은 트럼프 측이 날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에 앞서 연단에 섰다.

스파이서는 CNN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를 직접 거명하며 두 언론이 근거 없는 주장을 기사로 내보낸 결정에 가슴이 아프다며 “클릭 수를 위한 한심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CNN은 전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불리한’ 자료를 러시아가 갖고 있다는 의혹을 미 정보당국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버즈피드는 해당 의혹의 구체적 내용이 담긴 35쪽 분량의 메모 전문을 공개했다.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사생활과 관련한 외설적인 자료라는 미확인 루머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CNN과 버즈피드를 향해 “수치스럽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실패한 쓰레기 더미”라는 악담으로 버즈피드를 공격했다.

CNN 기자인 짐 아코스타가 질문하려 하자 “당신네 회사는 끔찍하다”며 “조용히 있으라”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아무런 거래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납세 내용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NBC 기자의 질문에는 조롱성의 답변이 돌아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자들만 유일하게 내 납세 자료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인이 관심을 가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나는 (대선에서) 이겼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 17개 가운데 10개는 논란의 러시아 관련 보도, 트럼프 당선인과 러시아와의 관계, 언론관, 정보기관에 관련된 것이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은 보도했다.

AP통신은 “오래 기다린 기자회견이 빠르게 호전적으로 변해갔다”며 “기자들과의 고성 시합”이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도널드 트럼프가 한 처음이자 유일한 기자회견은 그의 정치 이력을 잘 말해주는 혼돈과 허세의 장이었다”고 보도했다.

한 라디오 기자는 “서커스 같은 분위기”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내내 언론과 각을 세웠기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의 정면충돌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올해 7월 27일을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으며 언론을 향한 불편한 심리를 나타냈다. 대선 승리 후 의례적으로 하는 당선인 기자회견도 건너뛰었다.

CNN은 “지난 40년간 대통령 당선인들은 대선 승리 후 며칠 이내에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트럼프가 전통을 깬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가 운영하던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 기자에게만 맨 앞자리 좌석을 지정해줬으며 다른 기자들은 직접 자리를 맡기 위해 몰려가야 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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