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동상 80년前 베를린 마라톤 코스에 서다

손기정 동상 80년前 베를린 마라톤 코스에 서다

입력 2016-12-13 09:55
수정 2016-1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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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기념재단 김성태 이사장
손기정기념재단 김성태 이사장 12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경기장 부근에서 열린 손기정 선생 동상 제막식에서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장인 새누리당 김성태의원이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 연합뉴스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손기정 선생 동상이 80년 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당시 코스 인근에 들어서 12일(현지시간) 공식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오후 독일주재 한국문화원(원장 권세훈)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주경기장 주변 마라톤 코스 인근 글로켄투름 거리에서 행사를 열어 자축하고 동상 이관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에 앞서 손기정기념재단(이사장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마라톤 우승 70주년인 2006년 동상을 2점 제작해 1점은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 나머지 1점은 베를린올림픽 주경기장에 설치하려 했다.

그러나 독일 관계당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2010년 베를린에 전달된 동상은 주경기장이 아니라 주독 한국대사관 안에 보관돼 왔다.

손기정기념재단과 베를린스포츠협회는 그러다가 지난 10월에야 주경기장 코스 인근 부지로 옮기기로 합의하고 지난 2일 동상을 옮겼다. 양측은 2026년까지 전시하되 마지막 해 3개월까지 어느 한쪽의 이의가 없다면 자동으로 5년씩 전시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김성태 이사장은 제막식 연설에서 “손기정 선생이 대한민국의 한국인 마라톤 우승자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원하셨는데, 그 뜻을 오늘 이룰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도 베를린 시민들에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젊은 마라토너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삶을 되새겨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수 주독대사도 연설을 통해 “우승 80주년이 되는 올해, 자신이 달렸던 마라톤 코스를 바라보는 곳에서 제막식을 하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이 동상 제막이 한독 양국 협력 심화를 위한 또 하나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선생의 외손자인 이준승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은 별도의 짤막한 인터뷰에서 “한국인 손기정으로 기억되는 것, 바로 이것이 할아버지의 평생 염원이었다”면서 “베를린 경기장 주변에 동상을 설치함으로써 그 염원을 제가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주독 한국문화원은 제막 의미를 전하는 참고자료를 통해 “동상이 들어선 곳 근처에 육상 실내연습장이 있어서 젊은 육상선수들이 오가며 손기정 선수의 스포츠정신을 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태극기가 가슴에 새겨진 것은 (일제 치하여서 일장기를 달아야 했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한일관계의 긴장을 유발하려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인 우승자로 기억되기를 바란 손기정 선생의 유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상은 종착점이 아니라 지나온 코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돼 과거를 되돌아보는 지금의 시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2002년 타계한 1912년 태생의 손 선생은 1936년 8월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2시간 29분 19.2초로 우승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김성태 의원과 안민석(더민주) 의원, 송희경(새누리) 의원, 이준승 사무총장, 이경수 주독대사, 권세훈 문화원장 등이, 독일에선 베를린시의회 의원과 베를린스포츠협회 관계자 등이 각각 참석하는 등 모두 70여 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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