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상대 없으면 ‘장애’”…WHO결정 숨은 뜻은?

“성관계 상대 없으면 ‘장애’”…WHO결정 숨은 뜻은?

방승언 기자
입력 2016-10-24 15:06
수정 2016-10-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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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성관계 파트너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구분하겠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계획에 대한 소식이 국내에도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당 소식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통해 WHO의 결정에 담긴 진짜 의미를 파악해봤다.

WHO에 따르면 앞으로 ‘적절한 성관계 파트너를 찾지 못하거나 자녀를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성적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은 ‘장애인’으로 분류된다.

WHO는 이번 규정이 모든 개인에게 ‘번식의 권리’를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장애인’의 분류에는 이성애자인 독신 남성 및 여성, 그리고 동성애자 남성 및 여성이 모두 포함되는데, 이런 분류를 따를 경우 이들에게 난임 부부와 동일한 수준의 시험관아기시술(IVF) 우선권이 부여 된다는 것.

새 규정을 창안한 WHO의 데이비드 아담슨 박사는 이번 결정이 독신자 및 동성애자들에게 ‘가정을 꾸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사는 “이제부터 난임(infertility)의 정의는 모든 개인이 지니는 ‘가정을 꾸릴 권리’를 고려한 형태로 개정될 것”라며 “이는 특정 인물이 (성적) 파트너를 찾을 수 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2세를 생산할 권리를 가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번식권’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고, 또 어떤 사람에게 관련 의료서비스(IVF 등)가 부여될지 등의 사안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WHO가 의료문제가 아닌 사회문제까지 개입한 것은 도를 넘은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기존 혜택을 받던 계층에 대한 권리박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 ‘난임에 관한 초당(超黨)적 의원 그룹’(APPG on Infertility) 전 대표 개러스 존슨 의원은 “WHO의 새로운 규정은 보다 많은 난임 부부에게 IVF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그간 여러 의학단체들이 들여온 노력을 무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번식행위’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혼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생식윤리연구’(Comment on Reproductive Ethics)의 조세핀 퀸터빌레는 “이번 결정은 단순히 난임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생물학적 과정을 부차적 문제로 평가절하 하는 것이며 동시에 남녀 간에 이뤄지는 성관계의 중대한 의미 또한 무시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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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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