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 별세…25년여 철권통치 종식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 별세…25년여 철권통치 종식

입력 2016-09-03 09:32
수정 2016-09-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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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받다 7일 만에 숨져”…푸틴·고르비 등 애도 표시

후계자 선출 초미 관심…정치 엘리트들 합의 실패 땐 혼란 빚어질 수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25년 이상 철권 통치해온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8세.

지난달 27일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아온 지 7일 만이다.

우즈벡 정부와 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리모프 대통령이 급성 뇌출혈 끝에 오늘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리모프의 둘째 딸 롤라 카리모바-틸랴예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그(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났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스스로 믿기지 않는다”고 깊은 슬픔을 표시했다.

영결식은 3일 카리모프의 고향인 동부 도시 사마르칸트에서 열릴 예정이며 장례 위원장은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는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벡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그의 사망 보도를 두고 일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지도부는 즉각 애도의 뜻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즈벡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니그마틸라 율다셰프 상원의장에게 보낸 애도 전문에서 “카리모프 대통령의 서거는 우즈베키스탄 국민과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 국가 모임),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에 힘겨운 상실”이라며 “그는 가장 권위 있는 활동가였고 진정한 국가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의 주역인 옛 소련 초대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도 “카리모프는 강인한 성격을 가진 능력 있는 지도자였다”며 “그의 많은 자질이 쉽지 않은 우즈벡 상황에서 대통령 활동의 성공을 보장해 왔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키로 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등을 포함한 옛 소련권 국가들과 터키 등 우즈벡에 우호적인 국가들도 조문단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즈벡의 대통령에 올라 장기 통치를 이어온 권위주의적 지도자 카리모프의 사망으로 그의 후계자 선출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카리모프 대통령이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 문제를 겪어와 우즈벡 정치 엘리트 내부에서 후계 구도와 관련한 논의가 계속돼 온 만큼 큰혼란 없이 권력 승계가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는 지난 2003년부터 카리모프 정권의 총리를 맡아온 미르지요예프(59)와 2005년부터 재임하고 있는 제1부총리 루스탐 아지모프(57)가 꼽힌다.

하지만 우즈벡이 안정적 권력 승계에 성공하지 못하고 정치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그 경우 러시아와 서방, 이슬람 세력이 각축전을 벌이는 중앙아와 인근 지역에도 큰 파장이 미칠 것이란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카리모프의 탄압으로 지하로 숨어들거나 해외로 망명해 있던 과격 이슬람 세력이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대(對)테러전에 나선 미국에 자국 내 군사기지를 제공하며 서방과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우즈벡은 지난2005년 안디잔 반정부 시위 사태 유혈 진압 이후 서방제재를 맞으면서 대서방 관계가 냉각됐다.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에 공을 들여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는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참여도 검토해 왔다.

카리모프는 지난 1990년 소련 내 우즈벡 공화국 대통령에 올라 소련 붕괴 후인 1991년 12월 직선제로 치러진 대선에서 독립 우즈베키스탄의 초대 대통령에 선출된 뒤 25년 이상 권좌를 지켜왔다.

야권 인사와 언론인을 탄압하거나 투옥하고 야당의 정치활동을 사실상 차단하는 등 독재를 일삼아 왔다는 서방의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5년 자국 동부 안디잔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군대를 투입해 강경 진압하면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 수백 명이 학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선 느리지만 꾸준한 경제성장과 사회·정치 안정 등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 네 차례의 대선에서 80~90%대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는 통치술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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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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