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물 받은 베트남, 여객기 100대 구입 등 19조원 통 큰 화답

美 선물 받은 베트남, 여객기 100대 구입 등 19조원 통 큰 화답

김규환 기자
입력 2016-05-24 00:58
수정 2016-05-2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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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베트남 정상회담 안팎

외신 “베트남 인권 개선 카드 잃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복잡해질 듯

中 “하노이, 美 동맹되지 않을 것”
“中 중요성 대체 못해”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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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 EPA 연합뉴스
2박 3일간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 EPA 연합뉴스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선물’에 베트남도 화끈하게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맞춰 두 나라 기업들 사이에 모두 160억 달러(약 18조 9520억 원) 규모의 구매 또는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

대부분 베트남 기업이 지급할 대금으로,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살상무기 수출 허용 등 두 나라 관계의 정상화 조치에 적극 호응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대표적인 계약은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항공이 미 보잉사로부터 여객기 737 맥스 기종 100대를 113억 달러에 사들이는 빅딜이다. 비엣젯항공은 미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드 휘트니로부터 3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엔진도 구매하기로 했다. 2011년 운항을 시작해 베트남 항공시장의 35%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급성장한 비엣젯항공은 2013∼2014년 기내에서 8등신 미녀의 ‘비키니 쇼’와 여성 속옷 모델을 내세운 광고 사진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미 풍력발전 설비업체인 GE윈드는 베트남의 풍력발전 개발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들 계약이 실행되면 미 관련 기업들의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미국 측은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과 베트남 모두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비준을 위해 베트남 내 인권 문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넘어서야 한다. 벌써부터 서구 언론에서는 “베트남 인권 개선을 위한 중요한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역시 사회주의 동맹인 중국의 강한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이 중국을 의식해 남중국해 방위에 필수적인 대잠미사일 등은 구입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들 두 나라의 새로운 밀착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베트남 인권 상황에 대한 미국의 공격, 베트남의 식민지 역사 등을 거론하며 “‘하노이’(베트남)가 필리핀처럼 미국의 동맹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끌어들여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새로운 포석을 놓기를 원하지만, 베트남의 주류 엘리트는 여전히 중국을 국가안정을 위한 ‘정치적 기둥’으로 삼고 있고 베트남 공산당 역시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이 미국의 힘을 빌려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의 경제 발전을 가속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주전밍 윈난(雲南)성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환구시보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미국을 실용적 차원에서 이용할 뿐이며 그것이 중국의 중요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계기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미 ‘경계모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금지를 전면 해제하기로 한 결정이 향후 미·중, 중·베트남 영유권 분쟁 등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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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5-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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