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미국기록은 24시간18분…전화번호부 읽기도

필리버스터 미국기록은 24시간18분…전화번호부 읽기도

입력 2016-02-24 10:42
수정 2016-02-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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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예산·국방 법안 둘러싸고 종종 연출되는 진풍경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으려고 시도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의회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 종종 목격된다.

미 의회에서는 시민법, 공공 부채, 군사 예산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이뤄졌는데 필리버스터가 하루를 넘겨 이뤄진 적도 있었다.

24일 미국 상원 기록에 따르면 미 의회 역사상 가장 긴 필리버스터 기록은 1957년 공민권법(인권법)에 반대해 24시간18분 동안 연설한 스트롬 서몬드 전 상원의원이 보유하고 있다.

서몬드 전 의원은 1957년 8월 28일 오후 8시54분에 시작한 연설을 다음 날인 29일 오후 9시12분에 끝냈다.

최고기록을 세운 만큼 서몬드 전 의원의 준비도 철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서몬드 전 의원은 몸에 과도한 수분이 남아 있지 않도록 연설 당일 증기 목욕을 했다. 연설 도중 화장실을 찾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그는 기침을 방지하는 약과 맥아유 정제(錠劑)를 준비하기도 했다.

연설 도중 배고픔을 달랠 목적으로 다른 의원들에게 짧은 말을 할 기회를 주거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서몬드 전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얘기할 동안 자리를 슬그머니 떠 휴대품 보관소에서 샌드위치를 빠른 속도로 먹어치웠다.

장장 하루가 넘는 연설 시간을 채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서몬드 전 의원은 독립선언서와 인권법 내용,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퇴임 연설문 등을 읽기도 했다.

독립선언서 등을 활용한 서몬드 전 의원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전화번호부를 줄줄 읽어 내려가거나 굴 요리법을 소개하는 등 반대 법안과는 전혀 무관한 소재를 ‘시간 때우기’에 사용한 의원들도 있었다.

서몬드 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길게 필리버스터를 한 사람은 알폰스 다마토 전 상원의원(23시간 30분)이다.

그는 1986년 훈련용 제트기의 예산을 삭감하는 군사법안에 반대하고자 연단에 섰다.

다마토 전 의원은 1992년에도 필리버스터(15시간 14분)를 했지만 하원의 휴정으로 관련 법안이 자연 소멸됨에 따라 연단에서 내려왔다.

이밖에 논쟁을 좋아해 ‘상원의 호랑이’로 불린 웨인 모스(22시간 26분·1953년), 로버트 라폴레트(18시간 23분·1908년), 윌리엄 프록스마이어(16시간 12분·1981년) 등도 오랜 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의원으로 알려진다.

최근 기록을 보면 지난해 5월 미국 공화당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정보 수집 중단을 요구하며 10시간 30분에 걸친 ‘연단 시위’를 벌였다.

폴 의원은 2013년 3월에도 미국의 무인기 정책에 맞서 13시간 가까운 연설을 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2013년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을 막고자 21시간 19분의 필리버스터를 했다.

한편, 미국 상원(100석)에서는 법안 또는 결의안을 심의·표결하기에 앞서 토론종결을 위한 투표를 진행해 6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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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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