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럽을 불임녀에 비유했다가 메르켈 총리로부터 항의받아”

교황 “유럽을 불임녀에 비유했다가 메르켈 총리로부터 항의받아”

입력 2016-02-11 15:16
수정 2016-02-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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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럽을 ‘애 못 낳는 불임 여성’에 비유했다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부터 항의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유럽 전문 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교황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8일자 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2014년 11월 유럽의회를 방문해 연설한 이후 메르켈 총리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당시 “유럽이 이젠 더는 임신도 못하고 활기도 잃은 할머니가 돼 있다”고 비유하면서 “세계의 주인공 자리에서 점점 더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지중해에서 익사하는 비참한 현실에 유럽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反)EU·반이민 정당들이 득세하는 한편 ‘돈이라는 우상’에 굴복하는 일 등을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충고였다.

교황은 그러나 이 연설 직후 메르켈 총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내가 당시 유럽을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불임녀에 비유한 것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좀 화가 나 있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통화에서 ‘유럽이 정말로 더는 애를 낳을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으며 이에 자신은 “유럽은 뿌리가 강하고 깊기 때문에 여전히 애를 많이 낳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교황은 “나는 이어서 ‘유럽은 과거 가장 어두웠던 시기들에 예상치 않은 자원(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바티칸과 러시아는 최근 중동 위기에 관련해서도 때로 견해가 일치한 바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러시아가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오는 12일 쿠바에서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 역사적 화해를 하는 일에 열심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맞은 편 사람과 악수할 수 있는 지점까지 (다가가도록) 하나씩 하나씩 다리를 놓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교황들이 터키를 방문해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를 만난 적은 있지만 정교회 ‘실세’ 격인 러시아 정교회 수장과 대면하는 것은 1054년 기독교 교회 분열 후 근 1 천 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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