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하면 ‘바보’ 트럼프가 ‘순교자’된다” 영국의회 격론

“입국금지하면 ‘바보’ 트럼프가 ‘순교자’된다” 영국의회 격론

입력 2016-01-19 12:38
수정 2016-01-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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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향해 맹비난 쏟아내면서도 입국금지에는 반대의견 우세

거침없는 막말로 전 세계에서 논란을 일으킨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입국을 불허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에 영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갑론을박을 벌였다.

최근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통제해야 한다”며 증오성 발언을 내놓은 트럼프에 대해 영국 시민 57만여 명이 ‘트럼프의 영국 입국을 막아달라’며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영국에서는 서명자가 10만 명 이상인 청원에 대해서는 무조건 의회가 토론을 해야 한다.

이날 3시간에 걸친 토론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트럼프에 대해 격렬한 비난을 쏟아냈으나, 입국금지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다수였다고 AP통신과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의원들은 트럼프를 가리켜 ‘관심병 환자’(attention-seeker), ‘선동정치가’, ‘바보’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했다.

토론을 주관한 노동당 소속의 폴 플린 의원은 “트럼프는 이미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플린 의원은 “이 사람을 공격함으로써 초래될 가장 큰 위험은 그에게 ‘순교자’로서 희생됐다는 후광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에 대한 지지를 더 높일 우려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톰 투겐다트 보수당 의원은 “난 그 사람이 미쳤고 전혀 정당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입을 다물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트럼프의 주장은 분열적이고 멍청하며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입국금지 방안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튤립 시디크 노동당 의원은 “그는 극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에 취업 면접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말은 코미디가 아니다. 그의 말에는 독이 들어 있다”라며 입국금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잭 드로미 의원은 “트럼프는 바보”라며 “바보인 것은 그의 자유지만, 그가 자유롭게 우리 영토에서 위험한 바보가 될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에 대해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링크스의 세라 멀론 부사장은 “미국 대선의 일환으로 제기된 이런 문제를 토론하는 것은 (영국) 의회로서는 시간 낭비”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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