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서방-러시아 사이버전은 이미 시작

<우크라사태> 서방-러시아 사이버전은 이미 시작

입력 2014-03-17 00:00
수정 2014-03-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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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곧 러시아로의 귀속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이는 크림자치공화국을 둘러싸고 사이버상에선 서방과 러시아 측의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주민투표 당일인 16일(현지시간) 크림공화국의 주민투표 관련 웹사이트가 해커로부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당해 약 한 시간 동안 먹통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이스 오브 러시아’ 방송이 전했다.

디도스 공격이란 웹사이트에 대량의 신호를 보내 과부하를 일으켜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크림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추적결과 해커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어바나-샴페인 캠페스)의 IP 주소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15일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웹사이트가 ‘사이버 베르쿠트’란 해커집단으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베르쿠트는 현재 해체된 우크라이나 경찰 특수부대로 친러시아계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의 친위대 역할을 했다.

하루 앞선 14일엔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 외무부, 중앙은행, 리아 노보스티(국영 뉴스통신사) 웹사이트가 디도스 공격에 1시간가량 멈췄다.

마치 서방과 러시아 측이 하루건너 계속해 공방을 펼치는 듯한 모양새다.

AFP 통신은 이에 “(크림반도를 둘러싼) 지상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냉전 이래 최악의 동(러시아)-서(서방) 외교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곳에서 사이버 전쟁은 이미 촉발됐다”고 평가했다.

양측이 이같은 사이버전을 벌이는 것은 일종의 ‘과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웹사이트를 마비시켜 얻는 실익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전쟁 중 상대방의 깃발을 빼앗아 불태워 아군의 사기를 높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IT 전문가인 아르네 안스퍼는 “현재까지 양측은 상대방의 일차적인 정보공개 수단(인터넷 웹사이트)만을 공격했다”며 “아마 이런 공격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상대방 조직을 욕보이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사이버공격은 이보다 더 ‘다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은 이달 초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의회의원들이 휴대전화 등 본토의 통신망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영국 보안업체 ‘배 시스템스’는 러시아가 ‘스네이크’(Snake·뱀)란 이름의 스파이 바이러스를 개발해 지난해에만 우크라이나 정부 전산망 등에 최소 22번의 침투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공영방송 NPR의 브루스 오스터 국가안보담당 에디터는 “현대전의 무기는 병력과 탱크뿐 아니라 컴퓨터도 포함된다”며 “그러나 (현재 사이버공격과의 연관 여부를 부인하는)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사이버전에 돌입할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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