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과 수년째 ‘외로운 싸움’ 스티븐 김>

<미국 검찰과 수년째 ‘외로운 싸움’ 스티븐 김>

입력 2013-05-21 00:00
수정 2013-05-2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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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통화기록 압수와 거의 같은 사건..”간첩법 개정해야”

”그때 미국 검찰이 했던 수법이 이제야 널리 알려지게 됐다.”

4년전 불거졌던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김(한국명 김진우) 간첩법 기소 사건의 변호를 맡은 아베 로웰 씨는 20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는 ‘AP통신 전화통화 기록 압수’ 논란에 대해 “만시지탄”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김 사건 당시 미국 검찰의 부당한 행위와 간첩법을 둘러싼 불합리한 점들이 제대로 알려졌더라면 AP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스티븐 김 사건이 시작된 것은 2009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국립핵연구소인 로런스 리버모어 소속으로 국무부에서 검증·준수·이행 정보총괄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던 스티븐 김에게 그해 5월 국무부 공보 담당자는 폭스뉴스 제임스 로젠 기자에게 북한 문제를 설명해주라는 요청했다.

이에 따라 로젠 기자와 통화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폭스 뉴스는 그해 6월11일 “북한이 유엔결의안에 대응해 추가 핵미사일 실험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중앙정보국(CIA)이 북한 내 정보원을 통해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정도 내용은 그리 비밀도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 검찰은 이 기사가 극비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스티븐 김을 정보 유출자로 지목하고 15년형을 받을 수 있는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로 2010년 8월 기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로젠 기자의 행적을 샅샅이 추적했다.

로젠 기자가 보안카드를 이용해 워싱턴DC 국무부 본청을 출입한 시간대별 기록을 비롯해 스티븐 김과의 전화통화 시간, 개인 이메일 내역까지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은 또 스티븐 김의 사무실 컴퓨터와 전화 기록, 로젠 기자의 개인 이메일 내역까지 모두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웰 변호사는 “AP통신 사건과 같은 일이 그때 똑같이 일어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검찰을 상대로 법정 투쟁을 하게 된 스티븐 김은 이후 힘겹고 외로운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다.

3년간 법정 싸움을 벌이느라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이미 집을 처분했고 누나와 매형이 모은 재산도 모두 변호사 비용 등으로 써버렸다. 소송이 끝날 때까지 들어갈 비용만 100만 달러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가석방 상태로 재판을 받는 스티븐 김은 법원의 이동제한 명령으로 집에서 25마일(약 40km)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미국 검찰은 기소단계에서 정당하게 제공해야 할 각종 자료 공개 등을 미루면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 재판도 내년 초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개인이 미국 검찰을 상대로 몇년째 법정싸움을 벌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한다.

이 때문에 이번 AP통신 사건이 쟁점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스티븐 사건도 다시 조명을 받아 빨리 재판이 진행돼 시비를 가렸으면 하는 게 스티븐 김의 소원이다.

스티븐 김은 “원통한 마음이 뼛속까지 스며들었지만 참고 견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드시 1917년 제정된 간첩법의 문제점이 공론화돼 법 개정으로 연결됐으면 희망한다.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유사한 이 법은 미국 정부가 이른바 ‘내부 고발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려고 활용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로웰 변호사는 “미국 의회에서 미국 정부의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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