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이력 추적해 범인 잡는 미국 드라마 거짓말”

“총기 이력 추적해 범인 잡는 미국 드라마 거짓말”

입력 2013-01-30 00:00
수정 2013-01-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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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 이력 추적할 데이터베이스 아직 없어

미국 TV의 경찰 드라마에 나오는 허구의 세계에서는 수사관들이 피비린내나는 범죄 현장에서 수거한 총기의 일련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해 소유자를 파악한 다음 곧바로 용의자 추적에 나선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미국에는 현재 소유주가 누구이고 매년 얼마나 많은 총기류가 팔리는지, 심지어 얼마나 많은 총기류가 있는지를 조사해 입력해 놓은 국가 총기류 데이터베이스(DB)가 전혀 없다.

미국 연방법은 법무부 산하 주류ㆍ담배ㆍ화기 단속국(ATF)이 총기류 추적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가 총기 이력 추적을 허용하는 경우는 해당 총기가 범죄에 사용된 이후에나 가능하다.

미국 경찰의 총기 이력 추적은 정말 기술 수준이 낮다. ATF 국가추적센터의 찰스 J. 하우저 소장은 “경찰 드라마 CSI도 아니고 복잡한 컴퓨터 시스템 문제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총기 이력 추적은 먼저 제조사와 모델 등 총기에 관한 모든 정보를 워싱턴에서 145㎞ 떨어진 웨스트버지니아 벽돌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ATF 직원들은 먼저 제조사에 전화를 걸어 거래 도매상을 파악하며 2차 판매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의 총기를 맨 처음 판매한 소매상을 찾아낸다. 소매상들은 어떤 구매자가 어떤 총기류를 구입했는지, 또 판매한 총기류의 일련번호를 적은 양식 사본을 보관했다가 경찰이 요청하면 제출해야만 한다. 서면 추적 작업은 여기서 끝이 난다.

총기 이력을 추적하는 ATF 직원들은 이후 제출받은 기록 수천 건을 분류한다. 이들 기록은 디지털 영상으로 저장되어 있어 한 장씩만 검색할 수 있다. 하우저 소장은 “이들 기록은 모양이나 양식이 모두 다르다”면서 “우리는 디지털 영상화 작업을 해야 하며 그야말로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추적센터는 매달 100만 건의 기록을 접수하며 직원들은 매일 아침 6시부터 늦은 밤까지 접수한 기록을 분류하고 이미지 작업을 수행한다. 이들 이미지는 마이크로필름 테이프나 디지털 영상으로 저장되지만 사진을 한 장씩 보는 것 외에 다른 검색 방법은 없다.

국가추적센터는 지난해 6천여 개 사법기관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34만 4천 건 정도의 총기류를 추적했다. 정보만 충분히 제공받는다는 조건 아래 총기류 추적에 성공한 비율은 90% 정도다.

이처럼 미국에서 총기 이력 추적이 어려운 것은 미국총기협회(NRA) 등 총기 소지권 관련 단체들이 의회 로비를 통해 컴퓨터를 통한 총기 이력 추적 등 관련 정보 수집을 못 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저 소장은 “의원들은 총기 관련 기록을 축적하는 것이 등록제로 가는 첫걸음인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추적센터는 총기류 추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작업 능력을 확충하고 일부 기술을 도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률이 개정되기 전에는 원시적인 수작업을 계속해야만 한다. 하우저 소장은 “우리 일은 우리에게 부여된 사법 업무를 집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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