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집착증’ 적나라하게 드러난 케네디

‘냉전 집착증’ 적나라하게 드러난 케네디

입력 2012-09-24 00:00
수정 2012-09-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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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시간 대화·전화 통화 추린 ‘백악관 비밀 녹음’ 25일 출간

존 F 케네디(1917~1963년) 전 미국 대통령은 우주 경쟁은 물론 하키 경기까지 러시아를 이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냉전 집착증’을 보였다. 자신의 성공은 가문의 이름에 빚진 것이라며 돈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케네디의 맨얼굴이 그가 재임 시절 최측근들도 모르게 백악관 집무실에 설치해 놓은 녹음기에 담긴 260시간 분량의 대화와 전화 통화, 구술 기록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가운데 주요 내용이 존 F 케네디도서관재단이 25일 펴낼 책 ‘존 F 케네디의 백악관 비밀 녹음을 엿듣다’로 공개된다.

1962년 케네디는 제임스 웹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과의 회의에서 인간의 달 착륙이 자신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밀어붙였다. 웹 국장이 “우주 환경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득하자 대통령은 결국 직설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나는 러시아를 때려눕히는 데만 관심 있지, 우주 따위엔 관심이 없다고!”

냉전에 대한 그의 집착은 러시아와의 하키 경기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963년 3월 미국 남자 하키팀이 스웨덴에 17대2로 패하자 그는 국가대표 하키 선수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빌어먹을, 우리가 대체 누굴 (경기에) 보낸 거야? 여자애들?”이라며 불평했다.

화가 나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전화통화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 해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군 측근들이 영부인 재클린 여사가 산기를 느낄 때에 대비해 케이프코드 공군기지 내 군 병원에 침실을 만들고 5000달러(약 558만원)짜리 가구를 사들였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살 뿐 아니라 의회에서 군 예산이 깎일 것을 우려한 탓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케네디는 언론 담당에게 전화해 “가구를 취소하고 내 사진을 침대 옆에 걸어 놓은 바보 같은 놈과 책임자들을 알래스카로 전근 보내라.”고 호통쳤다. 이후 공군 참모인 가드프리 맥휴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속 사진에 등장한 참모에 대해 “멍청한 개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토머스 퍼트넘 케네디도서관장의 소개대로 “날것 그대로의 역사”인 셈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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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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