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계획?… 성격 논란 속 장기화 조짐

우발?계획?… 성격 논란 속 장기화 조짐

입력 2012-09-18 00:00
수정 2012-09-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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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금요일’ 이후

이슬람을 모욕한 미국 영화에 반발한 이슬람권 전역의 반미 시위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슬람 금요예배를 고비로 진정되는 듯했으나 16일과 17일 파키스탄, 튀니지, 터키,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반미 시위대 수백명은 17일 카불 미군기지 근처에서 경찰에 총격을 가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두 대가 화염에 휩싸였고 경찰관 50여명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다쳤다. 시위대원 중 일부는 경찰을 향해 총을 쏘았지만 총격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다고 카불 치안 총책임자가 밝혔다.

시위대는 반이슬람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분노를 표출하며 “미국인에 죽음을” 등과 같은 반미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과 정부 부처 건물로 진격할 것을 우려한 경찰은 대사관 진입로 주변 등에 경비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앞서 16일에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경찰과 충돌해 1명의 사망자와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와 북서부 데라 이스마일 칸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반미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웠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미 대사관 앞에선 보수적 이슬람교도인 살라피스트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다 현지 살라피스트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 바크티를 포함해 7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도 이슬람교도 50여명이 반미 구호를 외치며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성조기에 불을 붙였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분노의 시위’ 주간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을 향해 각지의 미 대사관에서 17일부터 23일까지 분노를 표출하는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리비아 제헌의회의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의장은 이날 NBC·CBS 방송에 출연해 이슬람 모독 영화에 대한 자연발생적인 분노 표출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수개월 전 리비아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이번 사태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이번 사건이 “현재까지 수집된 정보로 판단할 때 사전 모의되지 않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7일 이란의 국영방송을 통해 “서방의 지도자들은 중대한 범죄의 공범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서방에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한 기자회견에서 독일 당국이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의 상영을 금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 영화의 상영이 “독일의 공공질서를 위협하기 때문에 상영을 금지하는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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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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