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선인데… 이집트 혼란의 ‘도가니’

16일 대선인데… 이집트 혼란의 ‘도가니’

입력 2012-06-16 00:00
수정 2012-06-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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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하원 불법당선… 의회 해산 명령

이집트 대선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15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이 속해 있는 헌법재판소가 이슬람 정당이 장악한 의회에 해산 명령을 내리고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샤피끄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이집트 하원 의원 가운데 3분의1이 불법적으로 당선됐으며 이에 따라 전체 의회 구성 역시 불법이라며 의회 해산 명령의 근거를 들었다. 또 지난 무바라크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정치적 격리법’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샤피끄 후보의 대선 결선투표 출마 자격을 인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16개월간의 민주화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보도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후보가 속한 무슬림형제단이 샤피끄 후보와의 대선 대결에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한 이후 무슬림형제단이 만든 자유정의당이 총선에서 절반가량의 의석을 차지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쌓아 온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무슬림형제단은 “지난해 혁명의 소득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의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이 무바라크 정부 치하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헌재의 결정이 발표되자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들은 무바라크 독재 정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샤피끄 후보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이번 결정은 군부가 7월 1일부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 뽑힌 대통령에게 권한을 넘기기로 한 약속을 지킬 의사가 없다는 증거”라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난해 민주화 시위의 염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표를 하지 않거나 후보들 이름에 붉은색 ‘X’선을 그어 무효표를 행사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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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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