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해킹 우려… 美투표 ‘클릭대신 펜으로’

조작·해킹 우려… 美투표 ‘클릭대신 펜으로’

입력 2012-06-11 00:00
수정 2012-06-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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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2곳 민주·공화 경선… 전자투표서 직접 기표 방식 회귀

갈수록 디지털화되던 미국 대선과 총선 투표 방식이 다시 아날로그식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와 페어팩스 카운티 등이 12일 치르는 2012년 연방의원 선거 민주·공화 양당 경선(프라이머리) 투표를 기존의 터치스크린식 전자투표 방식에서 펜으로 기표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 투표 방식이 해킹 등 부정 선거의 우려가 있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버지니아주 의회가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2007년 버지니아 의회는 향후 전자투표 기기를 새것으로 교체할 시기가 도래하더라도 새 기기를 구매하지 말 것을 의결했고 이에 따라 올해 선거부터 이 두 지역이 아날로그 투표 방식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미국 선거 투표 방식의 디지털화 바람은 2000년 대선 플로리다주 개표 과정에서 투표용지에 구멍을 뚫는 ‘원시적’ 방법이 사상 유례없는 혼선을 초래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디지털화 바람이 확산되는 것과 비례해 전자투표를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의심도 커져 왔다.

기존 디지털식 투표 방식에서 아날로그식으로 바꾼 알렉산드리아 등의 유권자들은 예전처럼 기표소 안에 마련된 펜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에 직접 기표하게 된다. 이어 투표자 집계를 위해 출구 쪽에 설치된 스캐너에 투표용지를 넣는 것으로 투표 과정이 끝난다.

아날로그식 투표의 문제는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부재자 투표를 마친 알렉산드리아 주민 마이클 멀로이는 “종전 전자투표 때보다 시간이 50%는 더 걸린 것 같다.”면서 “전자투표 방식이었던 2008년 대선 때도 새벽 6시부터 투표소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는데 올해 대선 때는 어떻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은 엄청난 퇴보”라며 “2000년에 플로리다에서 벌어진 일이 여기서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알렉산드리아시 선관위는 현재 투표소마다 1개씩 설치된 스캐너를 11월 대선 때는 2개씩으로 늘려 투표 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다. 28년간 선거 관리 요원으로 일해온 톰 퍼킨스는 “어떤 투표 방식을 도입해도 불만은 나오기 마련”이라며 “진행 요원들이 투표 과정을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예전 방식으로 투표한다고 해도 시간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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