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후원금 英·佛 정계 강타

불법 정치후원금 英·佛 정계 강타

입력 2012-03-28 00:00
수정 2012-03-2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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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총리 이어 대선 4주 앞둔 사르코지 대통령

불법 정치후원금이 유럽 정계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대선을 4주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다시 불거진 ‘베탕쿠르 스캔들’이라는 대형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300만 파운드(약 416억원)의 기부금을 낸 재벌 등 보수당 후원자들을 총리 공관에 4차례나 불러 사적으로 만찬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프랑스 툴루즈 지역에서 발생한 국제적인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동조하는 알제리계 프랑스인에 의한 연쇄 테러사건으로 보수 표 결집에 성공하며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의 격차를 줄인 사르코지 대통령이 때맞춰 터진 불법 선거자금 문제로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모녀 간 상속권 소송 사건의 특별검사로 지명된 판사가 사르코지가 2007년 대선 당시 로레알 상속녀인 릴리언 베탕쿠르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80만 유로(약 12억원)를 받았다는 의혹을 입증할 새 증거를 입수했다고 인디펜던트가 프랑스 언론을 인용,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르도에서 활동하는 장미셸 장티 수사판사는 베탕쿠르가 2007년 2월 파리의 한 술집에서 당시 사르코지의 선거운동본부 회계 담당자였던 에릭 뵈르프(전 노동장관)에게 40만 유로를 건넸으며 같은 해 4월 27일 두 번째 40만 유로는 사르코지 자신에게 직접 줬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티 판사는 베탕쿠르의 내연남인 사진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의 일기를 입수했는데 사르코지가 두 번째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바로 그날 바니에가 자신의 일기에 “베탕쿠르가 사르코지가 또 돈을 요구하길래 알겠다고 말했다.”고 썼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장티 판사는 또 지난 22일 베탕쿠르의 전 재정관리자였던 파트리스 드 메스트르를 체포해 조사했다. 그가 2007년 뵈르프에게 불법자금을 건넸다고 인정한 날짜보다 이틀 앞서 베탕쿠르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비밀리에 돈이 인출됐다는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베탕쿠르 스캔들’은 2009년 베탕크루와 그녀의 딸 프랑수아즈가 재산 분쟁에 들어가며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사르코지는 “근거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한편 캐머런 총리도 정치헌금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 사건은 보수당의 재무책임자인 피터 크루다스가 재단 관계자라고 위장 접근한 영국의 선데이타임스 기자에게 “1년에 20만~25만 파운드의 정치헌금을 내면 총리와 다른 주요 인사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제안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촉발됐다. 지난 24일 크루다스는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가 영국 총선이 끝나고 2개월 뒤인 2010년 7월 기업인들과 미디어 대표 등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관으로 초대해 ‘감사의 만찬’ 자리를 마련한 데 이어 2011년 2월 28일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더 이렇게 후원자들과 특별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에 떠밀린 캐머런 총리는 26일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고 “어떤 저녁식사 자리도 정치 후원금을 모으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으며 국민들의 세금을 쓰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동당은 내부 조사에 나서겠다는 집권 보수당의 계획을 묵살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보수당이 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부당한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캐머런 총리가 직접 의회에 나와 기부자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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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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