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포커스] EU의장 재선임 ‘헤르만 반롬푀이’

[피플 인 포커스] EU의장 재선임 ‘헤르만 반롬푀이’

입력 2012-03-03 00:00
수정 2012-03-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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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던 EU대통령 유로존 위기 ‘해결사’로

‘미스터 노바디’에서 ‘미스터 해결사’로 거듭난 헤르만 반롬푀이(65)가 다시 유럽연합(EU)의 ‘대통령’을 맡는다.

EU 27개국 정상들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반롬푀이를 임기 2년 6개월의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재선임했다. 이와 별도로 유로존 17개국 정상들은 그에게 첫 공식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직까지 맡겼다.

그의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연임은 2010년 1월 첫 취임 때를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반전’이다. 취임 1년이 지난 뒤에도 그는 카리스마도,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해 ‘보이지 않는 대통령’, ‘미스터 노바디’라는 혹평을 받았다.

2009년 영국의 한 정치인이 유럽의회 본회의 도중 “저급한 은행원 외모에 축축한 걸레 같은 카리스마를 지닌 당신은 대체 누구냐.”고 막말을 했을 정도다.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던 그의 지명에 일부에서는 EU 내 강대국들이 실권이 없는 ‘월급쟁이 사장’을 내세운 것이라고 빈정댔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라는 초유의 비상 사태에 반롬푀이 의장은 협상가, 중재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스스로를 낮추는 스타일인 그는 강대국의 욕심과 중소국의 우려 등 회원국 간 이해관계를 무리 없이 조율하고 프랑스어권, 네덜란드어권 등 언어권 간 갈등을 해소하는 등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영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일본의 하이쿠(17자로 된 짧은 시) 애호가로 하이쿠 작품을 엮은 시집을 내기도 했다.

벨기에 총리 출신인 그는 루뱅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응용경제학 석사를 받은 뒤 벨기에 중앙은행에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뗐다. 1973년 정계에 입문, 1993년 6년간 예산장관으로 일하며 재정적자를 대폭 줄였다. 반롬푀이 의장은 “유럽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위기에 흔들린 유럽을 다시 희망의 상징으로 만드는 게 나와 우리의 의무”라며 두 번째 임기를 벅차게 맞아들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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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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