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꿈을 이루다] 1981년 바덴바덴에선…

[평창 꿈을 이루다] 1981년 바덴바덴에선…

입력 2011-07-08 00:00
수정 2011-07-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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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매일아침 IOC위원 방에 꽃배달

1981년 9월 30일 밤 11시 45분(한국시간). 잠을 잊은 사람들의 눈길이 온통 TV에 쏠린 가운데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봉투를 열고 투표 결과를 읽어 내려갔다. “세울… 피프티 투.” 52표 획득이 결정되는 순간 독일 바덴바덴 총회장의 한국대표단 90여명은 부둥켜안고 함성을 질렀다. 유치를 장담했던 일본 나고야는 불과 27표에 그쳤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의 일등 공신으로는 단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꼽힌다. 1979년 10월 8일 서울시는 거창한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유치를 선언했으나 이를 재가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불과 보름 뒤 10·26사태로 서거했다. 12·12사태와 광주항쟁을 겪은 국내에선 올림픽 유치 철회 목소리가 높았으나 정 회장은 지더라도 망신은 당하지 말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개최지 투표를 불과 1년 남기고 정주영 당시 전경련 회장은 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정부가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입장만 확실하다면 개인돈으로라도 올림픽 유치활동비를 모두 대겠소.”라며 의욕을 보였다.

작전명은 ‘선더버드’. 81년 9월 18일 대표단이 독일로 떠나는 날까지도 한국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도착 뒤 열흘 만에 싸늘하던 현지 분위기가 돌아서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우선 조상호 당시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함께 80명의 IOC 위원들에게 매일 아침 예쁜 카드가 담긴 꽃바구니를 배달했다. “한국인은 마음이 고운 사람들”이란 칭찬이 돌았다. 반전의 신호탄이었다.

이어 아시아 스포츠계의 거물인 말레이시아의 함자 IOC 위원, 서유럽 지역 리더인 바이츠 IOC 위원 등의 마음을 잡았다. 정 회장은 영국 귀족 출신인 액세터 IOC 위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의 아들이 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결정타는 박종규 전 대한체육회장의 홀스트 다슬러 아디다스 회장과의 협상이었다. 정 회장은 박 회장의 신원보증을 섰고, 다슬러는 40명의 IOC 위원 표를 한국에 몰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바덴바덴 신화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쾌거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그랜드슬램(여름 올림픽, 겨울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뮬러 원(F1) 자동차경주대회) 달성의 이면에는 언제나 이 같은 재계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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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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