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쿠웨이트 시아파 반대시위 ‘불똥’

사우디·쿠웨이트 시아파 반대시위 ‘불똥’

입력 2011-03-18 00:00
수정 2011-03-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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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사태 중동 종교전 비화

바레인 시위 사태가 중동국가 간의 종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전 바레인 수도 마나마 진주광장에서 수백명의 진압경찰이 헬리콥터와 탱크를 앞세우고 산탄총과 최루가스로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2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3명과 경찰 2명 등 모두 5명이 숨졌다. 지난달 시위 개시 이후 사망자는 16명에 이른다고 AFP가 보도했다. 해산 작전은 정부의 계엄령 선포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정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17일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시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바레인 강경진압에 16명 사망

바레인이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대규모 병력을 수혈받은 지 이틀만에 시위대를 강력 탄압하자 이란, 이라크 등 인근 시아파 인구가 다수인 국가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내면서 바레인 정국이 중동의 이슬람 종파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바레인 국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매우 추악한 방식이며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자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이들이 어떻게 국가를 통치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성명을 통해 “외국군의 개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며 종파 간 분쟁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질타했다.

자국 내 시아파들에게 시위의 불똥이 번질까 우려하던 사우디 정부의 걱정은 현실화됐다. 이날 동부 알카티프, 아와미야 등에서 정부의 바레인 군 투입에 반발한 시아파들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세이크 하산 알사파르는 “바레인 당국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신의 거룩함을 손상시켜 가며 국민을 협박한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수천명의 시아파 무슬림들의 바레인, 사우디 정부 규탄 시위가 전개됐다.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주재 바레인 대사관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쿠웨이트 의회의 시아파 의원들은 정부가 바레인에 병력을 지원할 경우 총리를 의회로 소환, 집중 추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이라크 유혈진압 맹비난

미국은 여전히 행동 대신 언사로만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바레인과 사우디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폭력진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걸프국 군대를 배치한 것은 ‘잘못된 대응’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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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3-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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