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테러첩보 치중 ‘민주화정보 공백’

CIA 테러첩보 치중 ‘민주화정보 공백’

입력 2011-02-19 00:00
수정 2011-02-19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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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오른 美 정보력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이 최근 일련의 중동 반정부 시위를 겪으면서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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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장기 집권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이집트의 민주화 열망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가 하면, 사임 거부 연설을 하기 수시간 전 미 정보기관 책임자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할 것이라고 보고하는 등 이번 중동사태는 최고로 평가되던 미국의 정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한해 약 90조원(약 801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과연 이에 걸맞은 정보들이 생산되는지, 내부 시스템에는 허점이 없는지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발표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에 미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정보기관과 군의 정보활동에 쓰인 예산은 총 801억 달러(90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토안보부(DHS)의 예산 426억 달러, 국무부 및 해외지원 예산 489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며 2009년 통과된 경기부양 예산의 10%에 해당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 정보기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은 테러 관련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 테러 발생을 사전에 막는 데 있다. 중동 지역은 테러뿐 아니라 석유와 이스라엘 때문에도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이다.

물론 CIA는 지난 한해 동안 중동 지역의 불안 요소들과 관련된 450개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관련해서는 1만 5000건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정보의 홍수를 이뤘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정보 보고서들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가져온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부 비평가들은 CIA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아랍 국가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을 결집시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자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보당국이 이집트 등 아랍권에서 대(對)테러 첩보에 주력하느라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정보 공백’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은 지난 16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5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중들의 감정과 군부의 충성도, 인터넷의 역할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대책을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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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1-02-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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