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조적 탈세 근절못하면 개혁 한계

그리스 구조적 탈세 근절못하면 개혁 한계

입력 2010-05-04 00:00
수정 2010-05-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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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일단 재정위기를 넘겼다.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및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를 통해 3년간 1100억유로(약 160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회원국으로는 첫 구제금융을 받는 사례다. 지난해 11월18일 재정의 위기감을 드러낸 지 5개월 만에 출구를 찾게 됐지만 그리스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때문에 불안 요소를 없앨 해법이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낙관론을 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심지어 긴축재정방안이 오히려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이 “경기후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그리스 정부는 IMF 등과의 합의에 따라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6%로 낮춰 유럽연합(EU) 기준인 3% 이하로 맞춰야 한다. 앞으로 3년 동안 지난해 GDP의 11%에 해당하는 300억유로의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 부가가치세를 현행 21%에서 23%로, 유류세·주류세를 10% 인상해 세수를 늘리는 한편 공공부문의 2개월치 특별보너스 및 복지 수당을 삭감하기로 했다. 뼈를 깎는 감축에 나서겠다고 대내외에 공표한 셈이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2일 TV로 중계된 긴급 의회연설에서 “국가적 참사를 막기 위해 모든 그리스 국민들이 희생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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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노동계는 이미 “노동자와 연금수령자, 나아가 젊은 층을 파괴하는 대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51.3%가 IMF의 지원안을 반대했다. 양대 노동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IMF와 유럽군사정부를 몰아내라.’는 구호 아래 “정부안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며 지난 1일에 이어 4~5일 전국적인 동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와 국민·노동계의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리스의 지하경제도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GDP의 20~30%에 이르는 지하경제는 경기가 좋을 때도 세금이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일 만큼 그리스 재정의 취약점으로 꼽혀 왔다. 때문에 이 구조적인 탈세를 근절하지 않고서는 개혁에 속도를 보태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강유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유럽팀 부연구위원은 “그리스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높은 실업률, 엄청난 지하경제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면서 “세수를 늘리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재정 지원에 합의한 유로존의 압박도 만만찮다. 유로존 회원국들은 “(그리스에 대한) 모든 절차를 종결하겠다.”고 말했지만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지 않은 상태다. 물론 지원에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엄격한 조건을 수용하라.”는 게 회원국들의 강력한 요구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2일 성명에서 “그리스에 대한 3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이번 주 안에 승인할 것”이라면서 “(구제금융안이) 그리스의 심각한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고 그리스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성장과 일자리를 회복시켜줄 직접적인 노력들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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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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