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4-04-21 00:00
수정 2014-04-21 01: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럽 동남부의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3년 야누코비치 정부가 유럽연합(EU) 가입을 포기하고 친러 협력을 강화한 데 대해, 몇몇 서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것에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80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하자 의회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탄핵해 임시정부를 구성했고, 친러 성향의 크리미아 반도는 러시아 편입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에 합병됐다. 곧이어 동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등 몇몇 도시에서 또다시 러시아와의 합병을 요구하는 무장투쟁이 발생하고 이에 임시정부가 무력진압을 시도하면서 커다란 물리적 충돌로 내전, 그리고 최악의 경우 국가적 분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미국, EU, 러시아, 우크라이나 임시정부가 긴장완화를 위한 몇 가지 조치에 합의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미국, EU,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처음부터 개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의 대응은 성격을 달리했다. 서방은 유엔 안보리와 다양한 채널에서 모스크바의 크리미아 군사점령과 합병이 국제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며, 임시정부에 대해 15억 달러 수준의 경제지원을 제공하는 외교·경제적 수단을 동원했다. 미국은 발트 연안 국가에 약간의 해·공군력을 파견했지만, 나토를 통한 군사 개입에는 EU와의 의견 차이 등 여러 이유로 우선순위를 낮게 두었다. 반면 러시아는 훨씬 공세적이다. 모스크바는 워싱턴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연방제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고, 언제든지 군사개입이 가능하도록 1만명의 병력을 국경에 배치했다.

아무 힘도 없고 국내적으로 분열된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주변 강대국의 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강대국 간의 세력 균형이 키예프의 독립을 유지시킬 것이다. 나토의 군사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키예프가 러시아의 추가적 군사 침략을 막고 영토 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가 정의를 내세우는 중립국 멜로스를 정복하면서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약자는 해야만 하는 것을 한다”라고 한 말이 오늘날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비애를 대변해 준다. 우크라이나가 약소국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것은 14만명의 병력과 낡은 무기체계, 또 국내총생산 1700억 달러의 작은 경제력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고, 또 강대한 동맹국도 없기 때문이다. 구소련에서 물려받은 핵무기도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미국, 영국, 러시아가 약속한 영토 및 안전보장, 또 경제지원의 대가로 전량 폐기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 활동을 하면서도 정작 나토와 동맹을 체결하지 못했다.

국내적 단합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마저 정반대이다. 권력을 장악한 정치인들은 사회 번영보다는 현상유지로부터의 혜택, 개인적 치부, 권력 유지에 더 관심이 많고, 국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 대통령, 정부, 의회, 사법부, 또 정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10% 미만이다. 국민들도 분열되어 있다. 서부의 친서방 우크라이나계와 동부의 친러 러시아계가 대표적 인종, 지역적 구분이고, 나머지 타타르, 헝가리, 불가리아계의 소수 민족들도 인종·종교·문화·지역별로 역사적 갈등을 겪는다.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수도권·중부권 광역의회와 ‘지방의회법’ 제정 맞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은 지난 28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에서 강원·경기·충북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의회 권한 실질화 및 ‘지방의회법’ 제정을 향한 공동 협력 체계를 조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1991년 부활 이후 35년간 주민 복리 향상과 뿌리 내린 민주주의 구현에 이바지해 온 지방의회는, 독자적인 기본법 제정 없이 ‘지방자치법’ 일부 규정에 종속된 채 운영되어 전문성과 자율성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에 참석자들은 지방의회의 실질적 독립을 달성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 역량을 온전히 강화하려면 전용 법률 제정이 매우 시급하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회에 ‘국회법’이 있듯 지방의회에도 독립적인 법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자체 조직권 및 예산편성권 확보 ▲자체 감사기구 설치 ▲단순한 정책 조언을 넘어 의정활동 전반을 실질적으로 보좌하는 의정지원 전문인력 체계로의 전환(의정지원화) ▲의회 자율 결정에 따라 일반직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 임명 근거 마련(별정직화) 등 실질적인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제도적 개선안이 다각도로 다뤄졌다. 현재 제22대 국
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수도권·중부권 광역의회와 ‘지방의회법’ 제정 맞손

우크라이나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갖고 있다. 우선, 국내의 분열은 누구의 책임을 막론하고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다. 둘째,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건에서 나타나듯 강대국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군사동맹은 반드시 필요하고, 자주국방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미·러 협상에서 나타나듯 국제법과 국제윤리에 관한 강조, 또 대표적 국제기구인 유엔 안보리에서의 논의는 결정적 순간에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넷째, 주요 안보 이슈에 관한 한 군사적 수단이 경제적 수단에 비해 더 큰 효용 가치를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정치에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경쟁해야 하고, 군사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약소국은 강대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석학들의 가르침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2014-04-21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