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2-05-12 20:48
수정 2022-05-1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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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출마를 ‘방탄출마’라고 비판하며, 당선되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물도 들어 있지 않은 물총은 두렵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여러 건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헌법상 권한이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에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과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외국도 의원 불체포 특권이 있다. 1603년 불체포 특권을 처음 도입한 영국은 1967년 의회특권특별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한 이후 이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미국은 민사상 체포에 대해서만 불체포 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나치즘의 아픈 기억이 있는 독일은 임기 중에도 특권을 인정하는 등 상대적으로 불체포 특권이 강하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국회는 입법부 감시와 견제를 무력화하려는 행정부 탄압에 맞서 입법권 보호를 위해 1948년 제헌국회 때부터 이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비리 의원의 보호수단으로 오·남용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제헌국회 이후 21대 국회까지 제출된 체포동의안 38건 가운데 가결된 건 8건(21%)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따가운 여론을 의식해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으나 말뿐이었다. 11년 전 새누리당은 불체포 특권 포기를 당 쇄신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 흐지부지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는 즉시 의결하고 기명투표로 표결하자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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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이 의지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방탄국회’라는 악습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법 개정 없이도 스스로 실천하면 된다. 국회의원 체포나 구금이 의정활동을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수 없도록 국회법을 손질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2022-05-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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