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푸른 호수/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푸른 호수/임병선 논설위원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2-07 20:32
수정 2022-02-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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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때 입양돼 미국으로 건너간 저스틴 전이 연출하고 주연한 영화 ‘푸른 호수’를 보려면 손수건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국내 개봉한 영화는 부모에게 버림받아 낯선 땅에 건너간 한인 입양인들이 파양되거나 양부모 문제 등으로 두 번째 버려져 시민권을 얻지 못해 겪는 고통을 처절하게 다뤘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안정적인 직업을 찾으려던 안토니오는 사건에 휘말려 경찰에서 이민국으로 넘겨진다. 양아버지의 학대로부터 달아나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자란 그에겐 시민권이 없다. 당국은 그를 추방하려 들고 안토니오와 아내 캐시, 의붓딸 제시는 맞선다. 안토니오는 30년을 미국에서 살았는데 왜 추방당해야 하느냐고 울부짖는다.

영화 시작과 끝에 우리 자장가가 흘러나와 먹먹함을 더한다. 공항에서 부녀가 눈물로 작별하는 장면은 차마 지켜볼 수가 없다.

‘고아 수출국’이란 악명은 여전하다. 2019년 254명이던 한국의 해외 입양은 코로나19가 덮친 이듬해 266명으로 늘어 30%가량 줄어든 다른 나라들과 대비됐다. 미국의 미등록 입양인이 4만 9000명인데 절반가량이 한인으로 추정된다.

2000년 어린이시민권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돼 양부모의 한쪽이라도 미국 시민이면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했지만, 만 18세 미만에 국한됐다. 성인이 된 입양인을 구제하려는 법안이 네 차례나 하원 문턱을 넘지 못했고, 그 바람에 많은 이들이 생면부지의 조국으로 쫓겨났다. 적응하지 못해 극단을 택한 사례도 심심찮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미등록 입양인 1만 9000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얼마 전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에 들어간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법안을 주도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양부모가 기르던 개와 싸움을 시켜 가출한 이도 있었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도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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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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