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오답률 83% 자가검사키트/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답률 83% 자가검사키트/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1-04-13 20:52
수정 2021-04-1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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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진단을 유전자증폭(PCR) 검사보다 빠르고 값싸게 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 1억 2000만개를 중·저소득 국가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 코로나19 검사 건수의 차이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당시 WHO가 공급한 신속진단키트가 한국의 SD바이오센서와 미국 애벗의 제품이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국내에서 신속진단키트를 만드는 업체는 당시에 이미 46개에 이르렀다. 현재는 SD바이오센서 한 업체가 100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신속진단키트의 긴급사용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정확성이 낮아 확진자를 놓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지난 12일 입장을 바꾸어 “방역 상황 변화에 맞춰 자가검사키트의 신속한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개인이 구매해 자가 검사가 가능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자가검사키트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연장하는 대신 신속 진단 검사를 활용해 확진자를 가려내는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을 공표했다.

신속진단키트의 정확도를 놓고는 주장이 크게 엇갈린다. 서울대 연구팀은 최근 SD바이오센서의 신속진단키트를 PCR 검사와 비교해 민감도가 17.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SD바이오센서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신속진단키트를 공급하면서 민감도가 99.03%라고 주장했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이다. 방역 전문가 사이에서도 신속진단키트의 효용에는 완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럴 때는 정부가 조사한 공식 수치를 바탕으로 방역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방역정책에 발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와 정부의 ‘자가검사키트 개발 지원’도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마찰이 아니라 협력을 말해야 할 때다. 오히려 ‘서울형 거리두기’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긴밀하게 공조한다면 바람직스러운 개선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 노래방 같은 영업장도 밤 10시까지는 기존 방역 수칙을 적용하되 이후 자정까지 이용하려면 신속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합의할 수 있다고 본다. 신속진단키트 민감도가 PCR 검사의 그것보다 낮을 수는 있겠지만, 자영업의 숨통을 트면서 밤 10시 이후 이용자를 줄이고 확진자를 걸러내는 데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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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seoul.co.kr
2021-04-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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