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80세의 낸시 펠로시/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80세의 낸시 펠로시/임병선 논설위원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1-04 20:12
수정 2021-01-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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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열을 올리는 뒤에서 원고를 북북 찢어 사람들을 깜짝 놀래킨 낸시 펠로시(80)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출범한 제117대 의회에서 다시 의장에 뽑혀 2년 더 미 하원을 이끈다.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었던 펠로시 의장이 네 번째 의장 임기를 마치면 민주당 일인자로 20년을 채우는 전무후무할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조 바이든(78)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경륜의 정치를 펼치게 된 펠로시 의장은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취임하는 카멀라 해리스(57) 당선인과 함께 미국 정치계에서 강력한 여성 정치인의 파워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을 수행하는 데 하원의장의 역할은 절대적일 수 있어 대통령의 어젠다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생명과 생계를 구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늘어나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경제 격차 및 성장의 공정성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초당적으로 꾸리겠다고 다짐했다.

공화당 등에선 ‘샌프란시스코 패션 좌파’라고 공격하지만 사실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정치인 집안의 칠남매 중 막내 외동딸로 태어났다. 부친은 볼티모어시장을 지냈다. 워싱턴 근처 대학에 진학해 뒤에 금융업자가 되는 폴 펠로시를 만나 결혼, 처음에는 주부로 살림만 했다. 6년 터울의 4녀1남을 뒀다. 뉴욕 맨해튼을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1976년 집안과 막역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가 메릴랜드주 대선 프라이머리를 승리하도록 도운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88년 하원의원 당선의 기쁨을 누린 뒤 18선을 기록했다. 2003년부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이라크 침공에 맹렬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사회보장제도 보호 장치를 해제하려 하자 반대 당론을 밀어붙여 결국 무산시킨 뚝심을 자랑한다.

2007~2011년까지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자 하원의장에 올랐다. 여성 최초로 미국 주요 정당의 수장이자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내줘 의장직을 내준 뒤 2018년 중간선거를 승리하며 이듬해부터 하원을 이끌었다. 2019년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예산안에 국경장벽 예산을 포함하자 ‘단 1달러도 줄 수 없다’며 미국 연방정부 최장 셧다운을 했다.

다만 직전 116대 의회에선 공화당보다 30여석 많았지만 이번엔 11석으로 격차가 크게 좁혀져 과거처럼 강단의 정치는 어려울 수 있다. 코로나19 국면을 헤쳐 나가자면 타협의 묘미와 경륜의 정치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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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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