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둘로 갈라진 세종대로/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둘로 갈라진 세종대로/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17-03-01 22:26
수정 2017-03-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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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일에 서울의 세종대로가 둘로 갈라졌다. 광화문과 숭례문을 연결하는 세종대로의 허리쯤이라 할 수 있는 세종대로 사거리에 경찰 차벽이 길게 늘어섰다. 차벽은 세종대로 일대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를 경계로 열린 탄핵 찬반 집회 군중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다.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500만명이 훨씬 넘는 군중이 이날 세종대로에 모인 것이니 안전장치로 차벽이 필요했다. 세종대로 북쪽은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 군중이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모였고,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군중은 남쪽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세종대로 사거리를 기점으로 서울 도심이 남·북으로 딱 갈라진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양분된 우리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
세종대로는 우리나라의 상징 도로다. 조선이 한양에 도읍을 정한 후 지금까지 600년이 넘도록 서울의 중심 도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58자(척)로 뚫린 가장 넓은 길이었다. 지금도 너비 100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길이다. 세종대로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2010년부터다. 세종대로 북쪽에 광화문광장이 만들어진 것은 2009년 8월. 서울시청과 덕수궁 앞의 서울광장은 2004년 5월에 조성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광장은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과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만들어졌다.

세계 각국은 상징 거리와 광장을 갖고 있다. 중국의 천안문광장과 장안대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드광장이 그것이다. 미국은 워싱턴의 내셔널몰광장과 주변의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상징 거리와 광장으로 꼽는다.

공통점은 사람들이 쉽게 모이고 흩어질 수 있는 교통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국가 중대사를 함께 겪었던 역사·문화적 장소라는 것이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 프랑스의 대혁명 등이 모두 이들 거리와 광장에서 잉태됐다.

세종대로 또한 다르지 않다. 2002년 월드컵 때 보았던 것처럼 국가의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군중이 모여 기쁨을 함께 나눴고, 1987년 민주화 항쟁 때는 넥타이 부대들이 뛰쳐나왔던 역사적 장소다.

그러나 이번 3·1절처럼 서로 다른 정치적 의사 표명을 위해 대규모 군중이 세종대로에 몰려든 것은 70여년 만이라고 한다. 1945년 12월부터 1948년 8월 말까지 이어진 신탁·반탁지지 대규모 집회 이후 가장 큰 군중 집회다. 앞으로도 당시처럼 물리적 충돌이라는 불행한 사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세종대로 한쪽에는 서울과 지방 도시 간의 거리 측정 기준이 되는 도로원표가 놓여 있다. 세종대로가 충돌이 아닌 민심을 한데 아우르는 ‘민심원표’ 역할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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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2017-03-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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