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법관의 자격 조건/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법관의 자격 조건/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6-28 23:18
수정 2016-06-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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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최종적인 법해석을 하고 정책적 판단을 통해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대법원에서 이러한 업무를 하는 법관을 대법관이라고 한다.

권위가 막강한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종신제다. 미연방 대법원은 우리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역할을 겸하고 있다. 누가 대법관이 되느냐에 따라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사망한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 대법관을 지명하고 싶어 하지만 의회 다수당인 미 공화당이 지명 승인을 반대해 답보 상태에 있을 정도다. 미 연방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 성향이 각각 4대4여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하면 힘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법관은 대법원장을 제외한 13명으로 임기는 6년이며 장관 예우를 받는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자격 조건은 변호사 자격, 법조 경력 20년 이상, 만 45세 이상이다.

9월 퇴임하는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후임 대법관 선정을 놓고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법관 후보는 대법원장이 10명의 대법관 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위원들로부터 3명 이상을 추천받아 후보군을 결정한다. 며칠 전 이러한 절차를 거쳐 34명의 대법관 후보가 추천됐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후보를 공개 추천하기도 하지만 구속력은 없다.

전문가들은 대법관 후보로서 고려할 우선 덕목으로 대법관들의 성향을 고려한 균형을 꼽는다. 국가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성향의 균형’이 중요한 까닭이다. 또 국민의 기본권과 약자 보호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 합리적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참신성을 가미하면 금상첨화다.

퇴임하는 이 대법관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그가 맡은 사건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재판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했다.

예정된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더 하라고 했다. 그 여성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보기 드문 재판이어서 지인들에게 이 판사에 대해 물어봤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그는 대법관이 될 것”이라는 거였다. 이후 여러 단체에서 그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하는 걸 보고 지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34명의 후보는 모두 나름대로 훌륭한 자격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동료의 평판이 아닐까 한다. 여론몰이로 좋은 후보를 배제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이 대법관만 한 후보가 추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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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6-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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