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총선 여론조사의 허와 실/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총선 여론조사의 허와 실/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3-30 18:02
수정 2016-03-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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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관심지역 여론조사 결과도 쏟아지고 있다. 선거 초기의 여론조사는 중요하다. 초반 판세가 부동층 등 유권자 표심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종의 군중심리로 이를 ‘밴드왜건 효과’라 한다. 부동층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할 때 다수가 선택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초반 강세가 결속력 약화라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침묵의 나선이론’이라는 것도 있다.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다수가 반대하면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고 침묵한다는 이론이다. 이런 유권자는 여론조사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선거결과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게 나타난다. 여론의 향방을 점치는 여러 시각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일 선거로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나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는 출구조사를 통해서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1996년 15대 총선부터 지난 2012년 19대 총선까지 출구조사를 통한 예측조사가 제대로 맞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15대 총선에서는 39개 지역구에서 당락이 뒤바뀌었다. 16대 총선은 20여 곳의 당락이 바뀌었고 심지어 1당과 2당의 순서도 예측하지 못했다.

16대, 17대 총선에서는 방송 3사가 예측한 범위를 모두 벗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18대와 19대 총선에서도 재현됐다. 19대 총선 출구조사에서 KBS는 예측 범위를 벗어났고 MBC와 SBS는 예측 범위가 넓어 조사의 의미가 없다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총선 예측 조사가 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초박빙 경합지역이 많고 지역에 따라 무더기표가 나오는 등 표본 추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응답률이 절반밖에 안 되는 것도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출구조사에 비해 전화 여론조사는 공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최근 신문과 방송에 발표되는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4%, 많으면 9%다. 100명에게 전화를 하면 4명이나 9명이 전화를 받는다는 얘기다. 표본 500명을 채우려면 1만명 이상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부 학자들은 응답률 10% 이하는 공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요즘은 통계 기법의 발달로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조사결과에 큰소리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신뢰수준 ±4.5에 있다. 여론조사 결과 9% 이하의 차이는 실제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몇십표 몇백표에서 승부가 갈리는 총선에서 신뢰수준 ±4.5는 아주 든든한 ‘이중 안전장치’인 셈이다.

총선기간 중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궁금증을 푸는 데는 제격이다. 그저 관전용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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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3-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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