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서울역 고가정원/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울역 고가정원/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5-12-13 18:10
수정 2015-12-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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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먹을거리에서부터 옷차림까지 무엇이든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붙이면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 말 속에서 발전적인 변화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울역 고가도로 위 차량통행이 어제 0시부터 금지됐다. 서울시는 이곳을 정원으로 꾸민 뒤 2017년 시민들에게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 이름이 이채롭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에 완공한 이곳을 2017년 공원으로 단장한다는 의미에서 붙였다고 한다.

서울에 고가도로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자동차 수가 급증하고 산업화 바람이 불면서 도심 곳곳에 등장했다. 도로건설 기술력을 보여 주는 것으로 고가도로만 한 것이 없었다. 경제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서울에만 모두 111개의 고가도로가 건설됐다. 지금까지 철거된 입체도로 및 고가도로는 모두 18개, 아직도 83개가 남아 있다.

초기에 건설된 고가도로는 지하철이 건설되고 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서서히 생명을 잃어갔다. 여기에 시설물마저 노후화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상권을 해치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아현고가도로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준공한 고가도로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아현고가는 중구 중림동과 마포구 아현동을 잇는 차도로 1968년 준공했으며, 지난해 철거됐다. 최근 고가가 지나던 곳에 버스 전용차로가 완공됐다. 고가도로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청계고가도로다. 3·1 고가도로라고도 불렸다.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역점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놓고도 처음에는 서울시 공무원 사이에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지금도 복원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는 이들이 있지만, 복원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도시에서 걷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만 한 곳이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아예 자신의 호를 ‘청계’라고 지었다.

청계천 복원 준공식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다.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과 청계고가 철거는 다르면서도 닮은 데가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가 고가도로의 ‘변신 사업’이라면, 청계고가 철거는 ‘복원사업’이란 점이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면에서 두 사업은 지향점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는 박원순 시장이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둘러보고 벤치마킹해 즉흥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들인 돈에 비해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반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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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5-1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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