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지하철 공기질/정기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하철 공기질/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05-23 00:00
수정 2014-07-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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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전이 하루 100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공기의 ‘질’ 공방으로 연일 뜨겁다. 지난겨울 한반도를 뒤덮은 초미세먼지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여서인지 부쩍 관심사로 부각되는 느낌이다. 서울 도심의 미세먼지 농도가 제주도, 지리산 등의 청정 지역보다 10배나 높다고 하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공기 오염은 소리없는 흉기요, 기척 없이 다가서는 살인자가 아닌가.

공격은 정몽준 후보가 먼저 했다. 그는 기준치를 초과한 서울 지하철(1~4호선)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박원순 후보에게 공동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대기환경학회 등과의 자체 조사 결과, 신도림역~강남역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의 두 배, 1호선의 미세먼지는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 측이 논란이 되자 그동안 줄여 왔던 환기시설을 4시간 더 가동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며 축소·은폐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일 맹공이다. 이에 박 후보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고, 규정상 1년에 한 번 하는 측정을 두 번 하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 측은 서울시에서는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한 대중교통 차량의 제작·운행관리 지침’에 따라 1개 노선 전체 평균값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한 방송 매체가 내놓은 시청역 승강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242㎍/㎥(기준치 두 배 수준)란 결과에 대해서도 “휴대용 측정기는 환경부의 ‘실내 공기질 공정시험 기준’에 따른 공인된 방식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하철 등 밀폐 공간의 공기 오염은 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의 경우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지름 10㎛ 이하) 폐에 들어가면 큰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농도가 162㎍/㎥일 때 1시간 숨을 쉬면 담배 연기를 1시간 반가량 맡는 셈이라고 한다. 지하철 공간에는 미세먼지 외에도 석면과 라돈 등의 발암물질이 우리의 인체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를 너무 경시해 왔다.

지하철 시청역 4~5번 출구 쪽에 설치돼 있는 ‘공기질 자동측정기’의 실시간 수치 서비스가 멈춰 섰다. 공기질 논쟁이 일어서인지 며칠 전부터 ‘점검 중’이란 안내만 나온다. 이 측정기는 미세먼지(기준치 140㎍/㎥)와 이산화탄소(1000), 일산화탄소(9), 일산화질소(0.05) 등 4개 농도를 알려 왔다.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분야별 농도는 기준치를 밑돌았었다. 물론 서울메트로가 자체 조사한 결과값이다. 그러면 어떤가. 여우들(시장 후보)의 꼬리에 애꿎은 토끼들(시민)만 당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지하 공기질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았다. 이런 게 지방선거의 공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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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인식 서울시의원 “수도권 교통은 하나의 생활권… 재정·운영 책임도 함께 나눠야”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5-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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