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릉천 고가 전면 통제와 위기 소통/김찬석 한국PR학회장·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기고] 정릉천 고가 전면 통제와 위기 소통/김찬석 한국PR학회장·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입력 2016-03-13 18:04
수정 2016-03-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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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대부분 예고 없이 찾아들기 때문에 ‘예방’은 정말 어렵다. 위기 징후를 포착해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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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석 한국PR학회장·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찬석 한국PR학회장·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위기 소통이 실패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그래서 위기소통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중요성이 강조됐다. 세월호 사고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제대로 되지 않은 위기 소통에 너나 할 것 없이 비판도 많이 했다.

위기 소통의 핵심은 ‘신속’과 ‘진실’이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의 간극이 큰 것 중 하나가 위기 소통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서울시의 내부순환로 정릉천 고가 전면 통제 발표는 위기관리 소통 측면에서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교훈을 잊지 않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진 점이다. ‘안전’에서 1% 가능성은 100%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위기관리의 최우선 목표를 시민의 안전에 둔 것이다.

둘째는 정부기관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진 점이다.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에서 기관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본 국민 입장에서 이번 정릉천 고가 차량 전면 통제는 놀랐지만, 신선했다. 서울시설공단의 문제점 발견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긴급점검, 전문가회의를 통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정 과정은 원활한 협업으로 가능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출퇴근 시간의 극심한 정체를 비롯해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문제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교통체증에 불만을 더 많이 표출할 수도 있었으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시민의 반응은 차분했다.

오히려 안전을 위해선 ‘필요한 조치’란 의견이 다수였다. 재난을 막기 위한 조치에 공감하며 자발적으로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을 붙이는 등 예상되는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위기 소통에 지루하게 따라붙어 다녔던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다’는 꼬리표가 잘라진 느낌이다. 내부순환로 통제에 따른 교통상황 모니터링 결과를 매일 매일 언론에 공표하고 있는 것이나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 간의 협업 체제가 분주히 작동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내부순환로가 통제되다 보니 인근 간선도로 정체가 심해지는 것을 필자도 경험했다. 교통 흐름 정보와 대안을 시민의 입장에서 실행하고, 또 실행해야 한다.

위기 소통에서 투명성은 생명이다. 위기 소통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주위의 지적이나 비판이 염려돼 사실을 작게 만들거나 감추면 위기 돌파 해법은 점점 멀어진다. 작은 투명성이 큰 신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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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서울시가 약속한 대로 하루빨리 문제 원인을 제거해서 안전한 고가를 만들어줘야 한다. 또 이번 기회를 계기로 노후화된 고가에 대한 정비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땅 위, 땅 밑을 가리지 않고 튀어나올 수 있는 위기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16-03-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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