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초연금 ‘하후상박’ 무산, 미래 세대에 떠넘긴 청구서

[사설] 기초연금 ‘하후상박’ 무산, 미래 세대에 떠넘긴 청구서

입력 2026-09-02 00:24
수정 2026-09-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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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노인 소득 하위 70%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틀을 유지하되 소득 하위 30%에는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추진해온 ‘하후상박’ 개편안이 무산된 것이다. 사진은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노인 소득 하위 70%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틀을 유지하되 소득 하위 30%에는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추진해온 ‘하후상박’ 개편안이 무산된 것이다. 사진은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월 468만원을 벌어도 수급 대상이 돼 논란을 빚어온 65세 이상 기초연금의 구조 개편이 무산됐다. 소득 하위 70% 대상 일률 지급에서 ‘하후상박’ 구조로 바꾸려던 정부 안이 결국 후퇴했다. 기초연금 개혁이 노인 표심을 고려한 포퓰리즘 정치에 휘둘려 좌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노인 소득 하위 70%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소득 하위 30%에는 월 3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정부는 현행 70% 목표 수급률 방식에서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을 도입해 2030년까지 80% 이하까지 수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하후상박’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기초연금 수급자가 가파르게 늘고 재정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상박’은 끝내 관철하지 못하고 하위 30%의 지급액을 현행 35만원에서 38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전체 국가재정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혹을 떼지는 못하고 부담만 더 떠안은 셈이다.

이 결과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보다 2조 6000억원(11%) 늘어난 25조 7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애초 정부는 급증하는 재정 부담과 소득이 높아도 같은 지원을 받는 현행 제도의 소득 착시 등을 해소하고자 기초연금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 수급 대상 축소와 기존 수급자 감액 방안이 노인 표심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물러서고 말았다. 복지부는 지난달 26일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를 연기하더니 다음날에는 개편안 사전설명회를 1시간 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연금 문제는 국가 정책의 골간 중의 골간이다. 기초연금 하후상박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고 관심을 보였던 사안이기도 하다. 하루가 급한 국가 대계가 표심에 휘둘려 오락가락해서 될 일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2026-09-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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