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쿠팡 총수’ 지정된 김범석, 이제라도 권한 걸맞은 책임을

[사설] ‘쿠팡 총수’ 지정된 김범석, 이제라도 권한 걸맞은 책임을

입력 2026-04-30 00:57
수정 2026-04-3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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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어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된 2021년 이후 5년간 공정위는 친족 경영 참여가 없다는 이유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인정해 왔다. 기류가 바뀐 것은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4년간 140억원을 받으며 물류·배송 회의를 수백 차례 주재하고 계열사 대표에게 실적 보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공정위는 쿠팡이 그간 제출해 온 ‘친족 경영 참여 없음’ 확인서가 허위 자료에 해당하는지도 검토 중이다.

총수 지정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해 11월 전직 직원이 저지른 개인정보 수천만건 유출 사태. 쿠팡은 사고 직후 실제 피해가 약 3000건 수준이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지만, 이후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는 달랐다. 이름·이메일 3367만건, 배송지 주소 등 1억 4800만건이 조회·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수사가 의뢰됐다.

쿠팡의 몰염치한 행태는 갈수록 심각해졌다. 쿠팡Inc는 1분기에만 미 의회·백악관·무역대표부(USTR) 등 행정부 전반에 178만 달러(약 26억원)가 넘는 로비 비용을 썼다. 급기야 한미 정치권의 마찰까지 불러왔다. 지난 21일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주미대사에게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내자 그제는 한국의 범여권 의원들이 항의 서한으로 맞대응했다.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모습은 혁신 기업과는 거리가 멀다. 토종 유통기업과 다른 테크 컴퍼니라 스스로 내세웠지만 정작 개인정보 관리는 너무나 허술했다. 동생의 사내 활동을 공정위에 알리지도 않아 논란을 키웠고 결국 총수 지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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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총수 지정 발표 뒤 쿠팡은 행정소송 방침을 밝혔다. 법적 다툼을 하더라도 응당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자고 외교 마찰까지 불사하는 비양심적인 로비를 이어 가는 행태는 멈춰야 한다. 김 의장은 이제라도 실질적 권한에 걸맞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26-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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