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대법원 “관세 무효”… 무역전쟁 격랑, 더 정교한 대응을

[사설] 美 대법원 “관세 무효”… 무역전쟁 격랑, 더 정교한 대응을

입력 2026-02-23 00:22
수정 2026-02-2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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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원자력 농축 등 안보 협력 유지를
대미 투자, 장기 인프라 중심 조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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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상호 관세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상호 관세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통상 환경이 시계 제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판결 직후 부과했던 ‘글로벌 관세’ 10%를 하루 뒤 법적 최고치인 15%로 또 올렸다. 대법원 제동에도 대체 수단을 총동원해 고강도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다.

관세 부과 근거인 무역법 122조는 이번에 처음 발동됐다. 보복 관세를 가능하게 한 무역법 301조, 특정 품목에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나라에 최고 50%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법 338조 등도 ‘플랜 B’로 거론된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린 대가로 한국은 10년간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마당이다. 통상 환경이 요동을 치자 당정청은 어제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그제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합의 수정을 시도하면 자칫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도 있어 예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자동차(15%)·철강(50%) 등에 부과되는 품목관세는 그대로이고 바이오·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허 성향을 감안하면 최대한 신중 모드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부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안에 새롭고도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글로벌 관세 15%를 150일 이후에도 적용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미 행정부와 의회 등에 대한 사전 정보 수집을 강화해 예상치 못한 관세를 부과받고 허가 찔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24일 국정 연설, 다음달 발간될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등에 담긴 정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정보 제공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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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등 한미 합의는 상호관세라는 전제가 흔들린 이상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어렵게 얻어낸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 등 원자력 협력의 토대가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첫 투자처는 제조업보다는 전력망·발전소 등 수십년간 운영될 인프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 3500억 달러(약 507조원)는 국내 연간 총설비투자(216조원, 2024년 기준)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발 빠르게 움직인 일본도 미국에 대한 첫 투자처로 가스·화력발전소, 석유·가스 수출 인프라 등을 선정했다.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가 내일 대미투자특별법 공청회를 연다. 정쟁을 하더라도 국익 앞에서는 지혜를 함께 모으는 국회여야 한다.
2026-02-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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