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 의혹으로 번진 김병기 논란, 사퇴로 끝낼 일 아니다

[사설] 공천 의혹으로 번진 김병기 논란, 사퇴로 끝낼 일 아니다

입력 2025-12-31 00:37
수정 2025-12-3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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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0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어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하며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와 공항 의전 요구,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업무 처리,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등 그간 제기된 의혹들은 가볍지 않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청탁’을 묵인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사실이라면 단순히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차원을 넘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중대 사안이다.

김 원내대표는 권력형 특혜와 보좌관 갑질 의혹이 나올 때마다 성숙하지 못한 대응을 했다. 성실한 해명보다는 전직 보좌관을 문제 제기의 출처로 지목하며 진흙탕 싸움을 자초했다. 거대 여당 원내사령탑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했다.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이던 그는 특혜 공천이 의심되는 강선우 의원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보좌진을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 후보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을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원내대표와 상의한 것이다. 논란이 당 전체로 확산될까 봐 고육지책으로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에는 김 원내대표가 강 의원을 질책하는 대목이 담겼으나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도 김 시의원을 단수 공천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원내대표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경찰에 고발했다. 이 문제는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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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강 의원 역시 보좌관 갑질 의혹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했다. 의원 특혜와 권력 남용 논란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지만 진보적 가치를 표방한 민주당에서 잊힐 새도 없이 불거지는 까닭은 뭔가. 민주당은 돌아봐야 한다.
2025-12-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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