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해 제2의 광주 참사 막아야

[사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해 제2의 광주 참사 막아야

입력 2021-06-17 20:40
수정 2021-06-18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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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행 전 법적 허점 보완 절실
노동자 생명보호 입법 취지 살려야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계기로 재발 방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어제 당정협의회를 갖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수습 방안을 논의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련법의 보완 문제도 협의했다. 여당은 진상 규명과 총체적 점검을 위한 당내 대책반을 구성하고 당정회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다. 백주 대낮에 건물이 무너지는 후진국형 재난에 대해 행정 당국이 왜 감독을 제대로 못 했는지, 사전에 시민들의 민원을 왜 무시했는지도 철저하게 밝혀낼 의무가 있지만, 재발 방지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내년 1월 27일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국회 협상 과정에서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 협상 과정에서 ‘노동자의 생명보호’라는 본래의 취지가 후퇴했다는 우려가 컸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교통수단 등의 결함 때문에 발생한 재해로 국한된다. 붕괴된 건물이 공중이용시설이 아니거나 버스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닌 경우 법 적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법 적용의 예외 조항을 줄이고 관련 공무원에게도 감독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3년 유예됐다. 지난해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 882명(질병 사망 제외)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가 35.4%, 5인 이상~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45.6%라는 점에서 실효성을 찾기 어렵다. 인허가 및 감독 권한이 있는 공무원 처벌 특례 조항도 빠졌다. 이 법의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 규정이 불분명한 것도 문제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번 광주 참사에서 문제가 된 원청의 책임을 규정하는 조항도 애매해 산재 사고 때마다 논란이 돼 온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영계에서는 사업 의욕 저하 등을 이유로 처벌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자 생명보호 차원에서 미흡하다.

당정은 광주 참사를 계기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해 근본적인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 나가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것이 법의 취지다. 한 해 2000명 이상이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현실을 직시해 이번에는 확실하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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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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