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여야 합의로 개정하라

[사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여야 합의로 개정하라

입력 2021-05-12 20:36
수정 2021-05-13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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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흠결, 민정수석실 걸러내야
여야, 집권 상관없이 제도 개혁해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논란이 되면서 인사청문회 제도 개편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안주기식’ 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이에 따른 인물난을 호소하며 제도개선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시행되면서 후보자에 대한 과도한 신상털기 탓에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는 등의 제도개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유야무야됐다. 지난해 11월 여야가 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연말에는 후보자 도덕성 검증의 비공개 필요성이 거듭 제기됐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00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도입한 인사청문회는 2005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추가되면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자질과 도덕성 검증의 기회이자 대통령의 인사권 전횡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했다.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논문 표절 등과 같이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후보자들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면서 고위 공직자가 갖춰야 할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모았다. 하지만 공세를 벌이던 야당이 여당이 되면 후보자 감싸기로 돌변해 청문회가 요식 행위로 전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런 폐단을 막고자 미국 청문제도처럼 개인 신상과 도덕성 검증은 인사청문회 전에 비공개로 하고, 업무수행 능력은 청문회에서 공개 검증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고위 공직자 검증의 경우 백악관 주도로 미 연방수사국(FBI), 국세청,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따로 검증한다는 점을 간과했다. 3개의 기관이 대통령에게 검증 결과를 따로 직보해 상호 교차검증 시스템이 작동한다. 따라서 문제적 후보는 사전에 걸러진다. 덕분에 미국 의회 인사청문회는 정책 검증 위주로 진행된다. 한국도 후보가 인사검증에 동의하면 국세청 자료, 범죄행위, 평판 등을 모두 스크린한다. 문제는 자녀 등에게서 다른 도덕적 문제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인사수석실에서 도덕적 문제가 없는 인물을 후보로 추천·검증한다는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는 현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지금부터라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청문회 제도를 논의해야 한다. 집권 여부에 따른 유불리에 상관없이 시스템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제도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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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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