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겸손하게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사설] 국민의힘, 겸손하게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입력 2021-04-07 23:38
수정 2021-04-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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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ㆍ부산시장 등의 재보선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제 “15% 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하지 않는다면 야당으로서 존재 의미가 없다”며 승리를 확신했는데, 서울과 부산 선거에서 각각 큰 격차로 승리했다. 2016년 총선 이래 전국 단위 선거에서 4번을 잇따라 패배한 뒤 거둔 첫 승리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크게 고무될 만하다. 차기 대선이 1년밖에 안 남은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은 4ㆍ7 재보선 민심이 내년까지 이어지길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승리에 도취할 때가 아니다. 4ㆍ7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의혹 사태 등 실정 탓이다. 유권자들은 아직 국민의힘이 미덥지 않지만,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탓에 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제 야당이 할 일은 어두운 과거와 절연하고 혁신을 통해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국민의힘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신군부 세력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해서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당의 주류는 진정성 있게 참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안보를 빙자한 색깔론과 해묵은 지역감정에 기대는 낡은 정치로 언제든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유권자들에게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재보선 승리에 국민의힘이 취한다면 당 내부의 친이명박계, 친박근혜계 등 계파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런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과거와 절연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 수권 정당으로 면모를 일신하기 바란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계속 뻗어 갈 수 있도록 정책에 매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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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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