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산 석탄’ 논란 어물쩍 넘어가면 더 큰 화 부른다

[사설] ‘북한산 석탄’ 논란 어물쩍 넘어가면 더 큰 화 부른다

이종락 기자
입력 2018-08-08 20:52
수정 2018-08-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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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엔이 대북 제재를 위해 거래를 엄격히 금지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국내로 반입했다는 의심을 받는 선박이 ‘진룽호’와 ‘샤이닝 리치호’, ‘스카이 엔젤호’, ‘리치 글로리호’ 등 9척으로 늘었다. 이들 선박은 북한 석탄 수입이 전면 금지된 지난해 8월 이후 최소 52차례 국내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 논란은 자칫하면 한국의 여러 기업이 타격을 받고 북한 비핵화 전선의 한·미 공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따라 회원국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을 나포·검색·억류토록 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북한이 비핵화에 구체적으로 나설 때까지 제재 효력을 유지한다’는 원칙 아래 대북 제재를 위반한 업체에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북한산 석탄이 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 등 기업 2곳으로 유입됐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발전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모회사인 한전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과 거래했다가 미 제재 리스트에 오른 기업과 은행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정부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초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의혹을 제기한 뒤 조사 중이다. 조사가 길어지다 보니 불필요한 의심까지 양산되는 것 같다. 외교부는 어제 “아직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진룽호 탑재 석탄은 러시아산 석탄”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도 “미국이 클레임을 걸지 않았고,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를 깊이 신뢰한다’고 논평했다”고 밝혔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통화했다고 한다. ‘북한산 석탄’ 논란은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로 대처해야 한다. 정부는 속히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필요하다면 선박 입항금지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한국 정부와 기업의 국제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무엇보다 북한 비핵화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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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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