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각제 독주’ 위험성 보인 아베 총선 승리

[사설] ‘내각제 독주’ 위험성 보인 아베 총선 승리

입력 2017-10-23 22:12
수정 2017-10-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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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日 정책 변화 예의주시를…피침략국 개헌 우려 명심해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 정부의 한 축인 공명당의 여권이 지난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약체화하고 있는 야당이 이번에도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지 못하면서 여당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결과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면 2021년까지 총 9년간 총리로 재직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중의원을 해산할 특별한 재료가 없었는데도 돌연 치러졌다. 이유를 찾자면 연거푸 터진 사학 스캔들에 아베 총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권 지지율이 총리 교체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위기’다. 3세 정치인으로서 정치 달인답게 승부수를 던져 승리를 건졌다. 게다가 아베 총리는 한국 선거에서는 약효가 떨어진 북풍(北風)을 구사해 해산 전과 비슷한 의석을 확보하고 정권을 위협했던 스캔들도 날려 버렸다. 문제는 더 강해진 아베 총리의 향후 행보다.

아베 총리는 내각제의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권력을 확장하면서 대통령처럼 군림하고 있다. 실적도 적지 않다. 양적완화를 근간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로 주가가 5년 전 취임 때와 비교해 두 배나 뛰었고, 5%이던 소비세도 8%로 올려 악화된 재정 적자를 감축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도쿄여름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했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반발에도 전수방위만 허용하는 헌법 9조의 해석 변경을 강행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고,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는 안보 관련법도 정비했다. 수정주의 역사관을 지닌 아베 총리는 1993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면서 손보려고 했다. 그러나 국내외 반발에 부딪혀 검증팀을 만들어 담화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선에서 그치는 등 번번이 역사 인식 문제로 주변국과 충돌해 왔다.

실리를 좇아 온 그의 대외 정책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변수는 북한 핵·미사일이다. 지금은 대북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나 빅딜로 한반도가 술렁일 때 일본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정밀하게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2050년 미국을 따라잡겠다며 중국의 정치·경제·군사대국화를 선언한 시진핑 국가주석, ‘세계적 리스크’로도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아베 총리까지 주변국 스토롱맨들과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야 하는 게 우리의 엄중한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분발이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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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관심은 의회 찬성 세력이 80%에 육박한 개헌이다. “2020년에 개정된 헌법이 시행됐으면 한다”는 아베 총리가 본격적인 개헌에 착수한다면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과거 침략을 당했던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의 개헌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현실, 일본도 잘 알 것이다. ‘내각제 독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몸소 실천해 보인 아베 총리에게 주변국도 보면서 달릴 것을 주문하고 싶다.
2017-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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