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입사원 전원을 ‘빽’으로 합격시킨 강원랜드

[사설] 신입사원 전원을 ‘빽’으로 합격시킨 강원랜드

입력 2017-10-16 21:38
수정 2017-10-1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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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의 채용 비리 실상은 한마디로 복마전 그 자체였다. 2012~13년 채용된 신입사원 518명이 모두 유력자들의 취업 청탁 대상자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가 그렇다. 한두 명도 아니고 신입사원 수백명이 통째로 ‘뒷배’와 꼼수로 합격했다는 자료는 선뜻 믿기지 않을 정도다. 공기업의 부조리한 채용 관행은 대체 그 끝이 어디일지 할 말을 잃는다. 이것이 바로 적폐다.

이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인사팀은 청탁자 그룹을 8개로 나눠 놓기까지 했다. 국회의원, 도·시·군의회 의원, 중앙부처 공무원의 이름이 허다했다. 심지어는 노조위원장, 지역 언론의 기자, 스님까지 가세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일어나선 안 될 비리가 명색이 공기업이란 곳에서 요지경 백태를 벌인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청탁자 명단에 올랐고, 당시 사장인 최흥집씨는 무려 267명을 추천해 256명을 합격시켰다고도 한다. 하나같이 “금시초문”이라고들 잡아뗀다는데, 눈 가리고 아웅인 발뺌으로만 보인다.

공기업은 구직 청년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지난달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의 채용업무 감사 결과에서도 비리가 적지 않았다. 해당 공기관을 감독하는 정부 부처나 관련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청탁 입김이 요소요소에서 통했다. 전형 기준은 있으나 마나였다. 합격시킬 명단을 미리 짜놓았으니 아무것도 모르고 응시한 취업 준비생들은 들러리였을 뿐이다. 채용 비리는 사장이 ‘낙하산’으로 앉은 곳에서는 더욱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고시촌에서 컵밥을 먹고 온갖 허드레 아르바이트를 견디는 청년들에게 이런 소식은 상처에 소금 뿌리기와 마찬가지다.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거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300여개 공공기관의 ‘봐주기 채용’ 행태가 관행으로 뿌리내린 것은 아닌지 이번 참에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미 불거진 의혹이라면 검찰 수사로 명명백백히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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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이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끼리끼리 인사 청탁과 부정 시비가 끼어들 소지는 사실상 더 커졌다. 공기업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해서라도 공정성 확보의 쇄신 작업이 절실하다.

2017-10-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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