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자치 확대 좋지만 ‘제왕적 교육감’은 경계를

[사설] 교육자치 확대 좋지만 ‘제왕적 교육감’은 경계를

입력 2017-08-29 21:02
수정 2017-08-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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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제 열린 첫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 교육감의 예산과 인사 재량권을 확대하고, 학교의 학사 운영 자율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에 집중됐던 초·중·고 교육 권한을 각 시·도 교육청에 이양하는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협의회는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신설된 기구로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교육전문가, 학교 현장 대표로 구성됐다.

교육부가 사용처를 정해 각 시·도 교육청에 지원하는 특별교부금 비율을 기존 4%에서 3%로 줄이는 대신 교육감이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통교부금 비율은 그만큼 증액된다. 배정 기준이 모호한 특별교부금은 장관 쌈짓돈으로 불리며 교육 자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1000여개에 이르렀던 재정지원 세부 사업도 5개 영역 19개 사업으로 개편해 교육청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교육부가 행사하던 교육청 4급 이상 정원 승인권을 없애 교육감의 인사 재량권을 늘리는 대신 교육청 자체 평가제를 도입해 규제와 간섭은 줄이기로 했다. 학사 운영 자율성 강화를 위해 교장 인사 발령 시기를 3월에서 2월로 앞당기고, 새 학기 시작일도 3월 1일이 아니라 학교장이 교육감 승인을 얻어 2월로 바꿀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교육 자치 확대와 학교 자율화 강화는 지방자치분권화로 가는 추세에 합당한 방향인 건 맞는다. 하지만 선출직 교육감에게 과도한 권한이 몰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지적을 간과해선 안 된다.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임기마다 교육 자치를 내세워 제각각 정책을 펼칠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특목고·자사고 폐지 같은 중대 교육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으려고 하는 바람에 한바탕 혼란을 겪지 않았는가.

예산과 인사권을 양손에 쥔 채 견제 없이 멋대로 교육정책을 주무르는 ‘제왕적 교육감’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벌써 나온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게 교육감 비리다. 올 들어서만 인천과 울산시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교육감의 권한이 커지면 선거는 더욱 혼탁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교육감의 과잉 정치가 교육행정을 망가뜨린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교육 자치는 강화하되 교육 현장의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고, 교육감의 전횡을 막을 제도적인 보완책을 함께 살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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