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지자체 사건 싹쓸이한 헌재 이유정 후보자

[사설] 與 지자체 사건 싹쓸이한 헌재 이유정 후보자

입력 2017-08-28 22:02
수정 2017-08-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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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법사위에서 인사청문회를 한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는 대통령 몫의 추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 사유에서 “인민혁명당 재건위 재심 결정과 무죄 판결을 끌어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회적 약자 보호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추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일정한 추론은 가능하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의 변호사로 2002년 ‘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에 참여했고, 2004년에는 변호사 88명과 함께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을 했다. 2011년 박원순 야권 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 데 이어 이듬해 대통령 선거 때는 여성 법률가 73명과 함께 문재인 후보 지지를 공개 표명했다. 이런 인연은 지난 대선에도 이어져 올 3월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명단 60명의 일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야 3당이 이 후보자의 이런 이력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헌재 재판관으로선 부적격하다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헌재 재판관을 한 과거 사례도 있다. 또한 재판관 9명 가운데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추천하고 나머지는 국회의 여야 몫으로 돌린 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재판관이 극단적인 정치적 편향성을 지녔다면 모를까. 누구나 지니고 있을 법한 정치적 지향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편협한 정치 공세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지지한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로부터 다수의 사건을 수임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후보자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시가 원고나 피고가 된 민사 행정 사건 55건을 수임했다. 게다가 박 시장의 개인 사건도 10건을 맡았다. 그는 서울시 자문변호사였다고 변명하지만 수임받은 사건의 숫자가 상식을 넘는다. 이 밖에 서대문·은평구 등 서울 시내 구청 관련 사건 40건, 충청남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등 35건이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장은 여권 인사들이다. 이 후보자는 사건을 수임하면서 소속 법무법인으로부터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억 5700만원의 상여금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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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의 정치적 지향이 수임으로 이어졌는지, 수임을 위해 정치적 방향을 잡았는지 선후를 알 길은 없다. 하지만 정치적 지향과 사익이 결부된 사실과 자녀의 상속세 탈세 의혹을 국민들이 납득하긴 어렵다. 이런 법조인이 재판관이 돼 헌법을 따진다니 적절치 않다.

2017-08-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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