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로 고통받는 소외 계층 배려해야

[사설] 메르스로 고통받는 소외 계층 배려해야

입력 2015-06-16 00:10
수정 2015-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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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 터지면 소외 계층에 가장 먼저 큰 피해가 닥친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인이나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거의 문을 닫았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무료급식 경로식당 159곳 중 93%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들도 대부분 휴관 중이다. 인력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 일용직이나 식당 종업원, 가사도우미 등의 일자리도 줄었고 행사 진행요원 등의 아르바이트도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복지 시설을 운영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종교단체 측의 고충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학교도 휴업하는 마당에 수백 명씩 모이는 시설을 왜 그대로 운영하지 않느냐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경로당이나 복지관과 같이 문을 닫아도 큰 문제가 없는 곳은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휴관을 하더라도 어쩌면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급식만큼은 중단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대체 방안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하루라도 굶으면 살 수 없는 게 사람인데 대안도 없이 급식을 끊어 버리면 어쩌란 말인가.

특히 더 고통받는 사람들은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소외 계층이다.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로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명령은 굶어 죽으라는 소리나 같을 것이다. 가족이 있으면 다행인데 아무도 돌봐 주는 사람이 없는 집에서 홀로 사는 사람들은 생존 위협마저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 어느 도시의 경우 자가격리자의 30%가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정부가 격리 중인 생계 곤란 가구에 1개월분 긴급 생계비를 지원했는데 4인 가구 기준으로 110만원이다. 지원 금액이 적기도 하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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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메르스 때문에 굶어 죽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무료 급식이 어렵다면 도시락이라도 가져가서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힘에 부쳐 소외 계층을 돌볼 수 없다면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는 미풍양속을 되살려서 함께 가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소외 계층 중 문밖 출입을 하지 못하는 자가격리자들에게는 감염 예방보다 생계유지가 더 시급한 일일 수도 있다. 복지 인력을 총동원해 생필품과 음식료품을 공급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시민들도 다 같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2015-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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